KATINAT에서 시작된
한 편의 영화 '인도차이나'

by Remover Life

이 이야기는 베트남과 한국, 현재의 베트남 유행과 과거 베트남의 역사, 프랑스와 베트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가슴이 벅차거나 먹먹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진심으로 과거를 대할 때 생길 수 있는 감정입니다.


아마 이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하는 외국인은 내가 처음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 역사의 일부를 알기 위한 좋은 정보가 될 수도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 공유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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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베트남에 여행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는 베트남의 유명한 커피 브랜드가 있습니다.
(베트남 소유의 브랜드가 아닌, 베트남 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커피 브랜드입니다.)

‘STARBUCKS’, ‘PHUC LONG’, ‘HIGH LAND’, ‘COFFEE HOUSE’, ‘RANG RANG COFFEE’, ‘TRUNG NGUYEN’, ‘PHE LA’ 등의 브랜드가 대표적입니다.


‘TRUNG NGUYEN’은 회장의 개인 스토리가 아주 재미있으며, 베트남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로 공항 면세점에도 입점해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PHE LA’는 신규로 런칭된 브랜드이지만 빠르게 매장을 넓혀가고 있고,

‘RANG RANG COFFEE’ 역시 신규 브랜드로, 하얀색과 스틸 재질을 섞은 인테리어 콘셉트로 모던한 느낌의 고급 커피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며 시장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나의 눈에 가장 띄는 브랜드는 ‘KATINAT’입니다.

그들은 브랜드를 런칭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COVID-19 시절이 끝나가는 무렵부터 더 공격적으로 시장을 넓혀 나갔습니다.


나는 10여 년 전 처음 HO CHI MINH CITY, DONG KHOI 거리에서 ‘KATINAT’을 보고, 그들이 나중에 큰 커피 브랜드가 될 거라고 아무 근거 없이 예측했습니다. 마치 점쟁이처럼…


그리고 당시 나는 그들에게 한국 브랜치 개설에 관한 문의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들은 아무 답장이 없었고, 아마도 답장을 하지 않은 것은 그들 입장에서 잘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
(지금은 엄청나게 성장했으니까요.)


‘KATINAT’은 지금도 유명한 로케이션에 공격적으로 매장을 열고 있으며, 메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들은 커피보다는 과일과 밀크티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바리에이션 음료를 개발하고 있으며, 외국인에게도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메뉴가 많습니다.

커피와 음료에 관심이 많은 관련 종사자나 베트남 진출을 꿈꾸는 외국인 소규모 사업자들이 ‘KATINAT’에 관심이 없다면, 이미 직관적인 센스가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KATINAT’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베트남과 관련된 영화 중 어떤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까?
저는 베트남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한국 영화도 포함해서요.


그중에서도 단연 ‘인도차이나’라는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인도차이나’는 프랑스 감독 Regis Wargnier가 1991년에 제작해 1992년에 상영한 작품입니다.
Catherine Deneuve, Vincent Perez, Linh Dan Pham이 주연했으며, 65회 아카데미 시상식과 50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수상했습니다.


Linh Dan Pham은 ‘인도차이나’ 이후 한국 영화에도 출연한 적이 있는 프랑스·베트남 국적의 배우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그녀의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는 영화 성공의 큰 이유 중 하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 영화를 설명하려면 너무 많은 글이 필요합니다. A4 용지 열 장은 족히 필요할 것 같습니다.

과거 베트남 역사와 프랑스 식민지 시대,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복잡한 진심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 볼수록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저의 관점에서 이 영화의 초간단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극 중 이름이 아닌, 배우의 실제 이름으로 설명하겠습니다.)


이 영화는 프랑스가 베트남을 식민 지배하던 시대의 이야기입니다.

Catherine Deneuve는 인도차이나에서 태어난 프랑스인 중년 여성으로, 베트남 고무 농장의 지주입니다.

그녀는 베트남 안남(An Nam) 지역 황제의 딸이었던 Linh Dan Pham을 양녀로 삼아 프랑스식 문화와 교육을 가르쳤습니다.


Catherine Deneuve는 프랑스에서 온 해군 장교 Vincent Perez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의 양녀인 Linh Dan Pham 역시 Vincent Perez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까지가 세 사람의 사랑에 관한 설정입니다.

이 영화는 여기서부터 더 이상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닙니다.

Linh Dan Pham이 Vincent Perez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Catherine Deneuve는, 프랑스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베트남 청년과 그녀를 결혼시키려 합니다. 결혼을 피하기 위해 Linh Dan Pham은 도주하게 되고, 이때부터 베트남의 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열악한 현실과, 사람들의 해방에 대한 열망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사랑했던 Vincent Perez를 찾아 북쪽으로 향하고, 마침내 하롱(Ha Long)에서 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Linh Dan Pham은 의도치 않게 다른 프랑스 장교를 살해하게 됩니다.

Linh Dan Pham과 Vincent Perez는 도망자 신세가 되어 유랑극단에 숨어들고, 해방운동에 참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까지의 이야기는 이 영화의 진짜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잘 정리한 한국 블로거의 글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m.blog.naver.com/spcjung77/222878726849


이 영화는 배경과 등장인물 모두가 암시와 복선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관점에 따라 해석이 여러 갈래로 나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생각한 해석을 다른 사람들이 다르게 받아들일 때, 사람들은 답답함을 느끼고 때로는 분노하기도 합니다.


프랑스는 분명 다른 나라를 침략했습니다.

그들 나름의 명분이 있었겠지만, 침략을 당한 베트남 사람들 입장에서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며 프랑스에 동조하는 세력도 생겼고, 베트남에서 태어난 프랑스인 중에는 이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진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악을 행하는 사람들에게도 진심은 있습니다. 그래서 진심이 곧 정의가 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말을 좋아합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볼 때, 각 인물이 가진 진심을 배척하고 바라봤으면 합니다.

얘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조금 지루해졌네요. ^^


다시 이야기는 KATINAT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영화 ‘인도차이나’에서 해군 장교 Vincent Perez는 베트남의 한 호텔에 머물게 됩니다.

그곳의 이름은 호텔 컨티넨탈입니다. 지금도 HO CHI MINH CITY, DONG KHOI에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호텔입니다.


DONG KHOI의 옛 이름은 CATINAT이었습니다. 이후 KATINAT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CATINAT은 프랑스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그 장군의 이름은 “Jean-Baptiste César Jacques de Catinat”입니다.

KATINAT 거리는 프랑스로부터 해방된 이후, 자유를 의미하는 TU DO 거리라고 불렸습니다.

그 이후 혁명을 상징하는 현재의 이름, DONG KHOI 거리로 바뀌었습니다.


이 얼마나 진기한 인연인지…

영화 ‘인도차이나’와 KATINAT 카페…


저는 10여 년 전, DONG KHOI 거리에서 KATINAT 카페를 처음 보았습니다.
프랑스 장군의 이름에서 유래된 KATINAT 카페를 그 거리에서 만난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처음 DONG KHOI 거리에서 KATINAT 카페를 조우한 것은 마치 영화 ‘인도차이나’ 속 Catherine Deneuve, Vincent Perez, Linh Dan Pham, 이 세 사람과의 데자뷰일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베트남은 온전히 독립한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베트남은 다양한 나라의 문화가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마치 KATINAT 카페의 다양한 바리에이션 음료 메뉴처럼…


이 객관적인 사실에, 나의 ‘진심’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