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자 하는 노력에 가벼움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나는 매우 가볍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진정한 탤런트, Milan Kundera의 책 제목처럼 관심 분야가 다양하고, 알고자 하는 노력에 가벼움을 주저하지 않습니다.
중년의 나이지만 지금까지 크게 세 번의 직업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 스스로에게도 궁금합니다.
나의 첫 직업은 기업의 홍보, 프로모션 관련 기획과 실행을 하는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 직업은 부동산 중개업이었습니다.
지금은 또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곳에 적는 글은 가벼운 소재의 다양한 글들이 될 것이지만, 부동산 중개업이 직업이었던 과거의 시점이 소재가 되는 글도 올리고자 합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부동산에 관한 나만의 주장입니다.)
(2026년 2월, 한국의 부동산 이슈에 대한 단상)
노력해도 감정이입이 되기 힘든 몹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연일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느 정권 때보다 상대적으로 지지하는 여론의 비율이 높습니다.
나는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안정화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래서 응원합니다.
내가 올리게 될 글은 부동산 중개가 직업이었을 당시의 기억으로 되돌아가 그때 느낀 점을 소재로 한 글이겠지만, 오늘은 부동산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저의 아이디어를 잠깐 언급하고 지나갑니다.
전세는 집주인을 위한 제도입니다. 절대 임차인을 위한 제도가 아닙니다. 과거 은행 거래에 문턱이 높을 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부동산 구매자를 위한 일종의 변칙 대출의 방법이었습니다. 집 한 채를 구입할 수 있는 돈으로, 전세 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이라면 두 채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금융은 부동산 구매 혹은 보유를 위한 대출 규모 못지않게 전세 자금 대출 비율이 높습니다. 아마 수백조 원은 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임차인이 젊고 부동산 보유자에 비해 배려 대상자라는 인식에, 민간 대출을 넘어 공적인 자금도 많이 투여되고 있습니다.
국가적인 낭비이며 다른 분야의 성장을 가로막는 중대한 요인입니다.
아직도 전세는 임차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많은 비율이지만 월세에 비하면 적은 비율입니다. 항상 공급이 귀하면 프리미엄이 생깁니다. 전세가 없어지면 월세는 더 공급 경쟁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월세의 품질이 올라가거나 금액이 낮아집니다.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금리는 4.5% 정도인데, 환산해서 같은 금액대의 전세와 월세 물건을 비교하면 월세 매물의 품질 수준이 더 높습니다.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전세 자금 대출 시 적용하는 금리는 요즘 3.5% 정도에서 움직입니다. 정기 예금에 돈을 예치했을 때 발생하는 금리는 전세 자금 대출보다 약 1% 낮은 2.5%입니다.
임차인이 자기 보유의 전세 자금이 있다면 그 돈을 예금한다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1%에 대한 월세 금리 지원만 하면 됩니다. (즉시 월세 전환이 가능합니다.)
주식 시장과 같이 대체 투자 수단이 다양해지면,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었을 때 임차인이 얻게 될 긍정적인 경제 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현재 전세 자금 대출을 이용하여 거주하는 임차인은 대출금을 상환하고 월세로 거주를 이동했을 때 실제 금리 손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월세에 대한 금리 보상 차원에서 대출 상품이 많아지면 계산상의 손해도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전세 제도가 없어지면 부동산 보유자는 갑자기 많은 금액에 대한 채무가 생깁니다. 이 숫자는 약 주거 부동산의 20%는 되는 양이며, 다주택자의 숫자와는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대상이 됩니다.
서설이 너무 길었습니다. 이제 제가 올리려던 글을 올립니다.
토머스 키다의 『생각의 오류』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어쩌다 노무현 대통령이 읽었었다는 얘기를 듣고 “그 책은 어떤 책일까?”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토머스 키다의 얘기보다는 노무현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선택했었다.
토머스 키다는 지금도 그런지 알지는 못하지만 매사추세츠 대학에서 심리학을 연구하는 교수로 알고 있다. 나에게 모든 책들이 그러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는 사람 이름, 가 보았던 식당, 브랜드 이름, 읽은 책의 제목, 책의 구체적 기술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여튼,
자의적으로 판단한 그 책의 내용은 인간은 누구나 자기 결론을 위해 사실로 확신하는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인 근거를 동원하여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양, 자기 주장의 뒷받침 증거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굉장히 쉬운 문체로 번역되었고 실제 생활에 빗대어 묘사된 이 책은 읽기에 난해하지는 않았는데, 자기 결론 도출 과정에 활용되는 자기 근거에 대해서 의심하는 습관을 가져야 오류를 줄일 수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
싸움꾼이었던 노무현의 퇴임 즈음에 선택한 책이었다고 하니 가슴이 짠했다. 치열하게 살아온 그가 견고한 현실의 벽 앞에서 노쇠한 모습으로 자기 성찰을 노력하는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나는 20대 후반에 처음 부동산 투자를 했다.
나는 남양주시에 있는 예비사단에서 방위 생활을 했는데 서울이 집이었으니까 새벽이면 수송버스가 집 근처까지 와서 서울에서 남양주까지 출근하는 나를 실어 날랐다. 쫄병 때는 출퇴근 수송버스 안에서 이른바 군기라는 것을 보여줘야 해서 팔꿈치 관절을 꺾지 않고 손을 쭉 뻗은 상태에서 머리 위 안전바를 잡고 있어야 하며 시선은 전방을 주시해야 되기 때문에 차창 밖을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혹여나 고참과 눈을 마주치면 장난을 걸어오기 때문에 차라리 차창 밖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 훨씬 편했고, 고참이 돼서는 자리에 편하게 앉아서 부티 나게 사색을 즐기며… 하여간 차창 밖을 바라보는 습관은 소집해제 때까지 계속될 수 있었다.
남양주로 넘어가는 구리평야를 햇수로 3년을 보면서 생각했다. 이 동네 괜찮네… 소집해제 후 나는 내가 봐오던 곳에 아파트 청약을 했고, 또 몇 년 뒤 입주하고 좀 지난 날 담배 하나 꼬나물고 동네 어귀 부동산 앞을 지나는데 내가 사는 아파트 가격이 내가 산 가격의 2배라는 광고 사인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이후 다른 부동산 투자를 경험하면서 꼬박꼬박 저축해서 모았을 돈보다는 많은 경험의 자산을 갖게 되었다.
부동산에 찾아오는 부동산 구매를 원하시는 손님들은 이미 부동산 투자의 재미를 보신 분이 대다수이다. 구매하기에는 다른 재화보다는 상대적으로 큰 금액이기에 과거 좋았던 경험이 많지 않았더라면 쉽게 부동산을 찾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개발 사업부지 내의 투자, 재건축 건물의 투자, 지역조합주택 투자, 농지나 임야, 대지 같은 나지 투자, 빌라 분양 사업, 단독주택 투자, 아파트 투자, 리모델링 사업, 구분상가 투자, 상가건물 투자, 신축 후 재판매 사업, 오피스텔 투자 등등 그들의 투자 대상은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고 다양하다.
차를 한 잔 내어드리면 본인들의 투자 경험에서 있었던 과정, 성공담,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모두 좋은 경험이었던지 설명하는 표정은 나쁘지 않다. 가끔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면 남들 벌 때 그만큼 못 벌었다는 얘기지 원금이 마이너스가 되었다는 얘기는 아니다. 지금 부동산을 구매하기 위하여 방문한 사실만으로도 그것은 추정이 가능하다.
본인들은 왜 그 아이템으로 투자를 결정했는지, 그 아이템의 투자의 적기를 어떻게 포착했는지, 투자와 사업의 진행 과정에서 본인은 어떤 방식을 취했는지 얘기를 하며 그러한 판단과 실행에는 어떤 근거와 과학적인 논리가 뒷받침되었는지로 마무리된다.
현재, 나의 부동산 투자의 좋았던 기억과 내 앞에서 부동산 투자의 성공담을 얘기하는 나의 고객들 앞에 과거 토머스 키다의 『생각의 오류』를 떠올렸다.
나와 그들은 자기 성공의 필연성과 자기 성공은 다분히 명석한 판단력에 의함을 주장하기 위해 비과학적이고 비객관적인 논거를 활용하지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와 그들은 정확히 토머스 키다의 우려처럼 생각의 오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 이 책에서 내가 한 생각의 오류의 실수를 천천히 얘기해 보고 싶다.
비록 노무현이 그 책을 잡게 된 이유에 비하면 보잘것없고 세속에 찌든 초라한 ‘복덕방 아저씨’이지만, 과거의 그 책은 현재 나에게 많은 것을 일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