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에서 제일 센 사람은 사장이 아니다.
중국집에서 제일 센 사람은
사장도 아니고, 건물주도 아니다.
주방장이다.실제 그렇다.
주방장의 횡포는 점진적이다.
처음엔
“사장님, 손님 많아서 힘드네요.”
“그래도 장사 잘 되잖아요.”
그 다음엔
“이 정도 매출이면 제 몫도 있어야죠.”
“제가 이 맛 만들어준 거잖아요.”
여기까진 ‘합리적 요구’처럼 들린다.
사장도 그렇게 믿고 싶다.
문제는
주방장이 메뉴결정에 관여하기 시작하기 부터다..
어느 날 갑자기 “이 메뉴 빼죠.”
사장은 묻는다.
“왜요? 잘 나가는데요.”
주방장은 답한다.
“손 많이 가요.”
“웍 두 개 써야 돼요.”
“요즘 같은 인건비에 안 맞아요.”
메뉴판 주인이 바뀐다. 웍이 이긴다.
주방장이 가게 영업시간에 관여한다.
“브레이크 타임 좀 늘려야겠어요.”
“월요일은 쉬죠. 저도 사람입니다.”
사장은 고민된다. '점심 매출.. 단골.. 배달..'
주방장은 “못 하면 안 합니다.” 입버릇처럼 말한다.
가게 운영이 주방장 컨디션에 좌우된다.
진짜 횡포는 따로 있다.
점심 피크 20분 전, 주방장이 안 온다.
전화? 안 받는다.
카톡? 읽씹.
사장은 손님 달래랴 식은땀을 흘린다.
10분 뒤 문자 하나 온다.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아서요'
그날 가게는 망한다.
단골의 입맛은 칼날처럼 예리하다.
주방장은 다음 날 아무 일 없다는 듯 나와선 퉁명스럽다.
“어제는 좀 힘들었어요.”
그걸로 끝이다.
그래도 말 못 한다.
주방장이 나가면 가게도 닫아야 하니까.
중국집에서 이 순간이 오면
이미 게임은 끝난 거다.
주방장은 떠나면 그만이다. 더 조건 좋은 곳으로.
붙잡아도 답은 같다.
“사람 알아보시죠.”
사장은 사람을 못 구한다.
구해도 맛이 안 난다.
손님은 정확하다.
“여기 맛 변했네.”
세 달. 길면 여섯 달.
간판이 내려간다.
중국집 주방장의 횡포는 구조 문제다.
기술이 한 사람에게 몰려 있고
사장은 대체 능력이 없고
맛이 곧 매출인 업종이기 때문에
중국집에서 무서운 건
불도, 칼도 아니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