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수저

by 파레시아스트

아버지의 수저는 길고 둥글게 꽃문양이 자기로 장식되어 있었다.

어머니와 우리의 수저는 프레스 기계로 찍어 낸 밋밋한 것이었다.

아버지의 밥공기와 국그릇은 테두리에 한겹의 장식이 더 있었다.

나는 그것이 당연했었고 아버지의 수저와 그릇을 골라내는데 용이했다.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당신이 쓰던 것들은 어느새 사라졌다.


이제 내 수저에도 아버지 것처럼 장식이 달려 있다.

그러나 내 수저에는 가장에 대한 배려와 권위를 위해 장식이 달려 있지 않다.

나 아닌 동거인들의 것과 내것을 구별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좁은 수저통에서 나는 이방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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