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r & life
나는 때론 청나라 시대에 살았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다. 머리카락에 한해서 말이다.
변발은 중국 북방 민족의 남자들이 앞부분만 깎고 뒷부분은 땋아 늘인 머리 모양을 말한다.
청 왕조는 그들에게 복속이냐 반역이냐를 구별하기 위해 한족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치발령(薙髮令)을 선포하고 만주인에 대한 복종의 증거로 삼았다.
변발을 거부하는 자에게는 사형을 선고했고,
"목을 남겨놓고 싶다면 머리털을 남겨두지 마라. 머리털을 남겨두겠다면 목을 남겨두지 않겠다"며 변발을 철저하게 강제적으로 밀어붙였다.
고려 충렬왕이 우리로선 변발 1세대다
유학 갔다가 변발하고 돌아온 것이다. 공민왕이 적잖이 놀랬겠다.
청나라는 조선에게 변발과 호복을 강요하지 않았다. 청왕조 홍타이지가 그렇게 한 이유에 대해 연암 박지원은 이렇게 남겼다.
"우리처럼 활동성이 좋은 옷을 입고 나면 쓸데없이 군사력 증강 같은 실용적이고 활동적인 다른 것에 관심 돌릴지도 모르지. 지금처럼 치렁치렁한 넓은 소매나 상투에 목숨 걸게 놔두는 게 낫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조선인들에게 변발을 굳이 강요하지 않은 것이 고도의 정치적 계산을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