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수술
어제 어머니의 항문이 영원히 사라졌다.
직장암 수술의 결과다.
여든 평생 배변이 이루어지는 곳은 거기였는데
이제 어머니의 항문은 아랫배(장루주머니)에 있다
수술전에 이야기를 들어서 본인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변화된 신체의 촉감과 이질감에 익숙하려면 얼마나 걸려야 할까.
이미 한번의 뇌출혈로 말하는 것이 어눌한 어머니다.
누구보다 강인했던 나의 어머니.
더 이상 힘들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나쁜일들이 자꾸만 생긴다.
내가 신과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다.
시골에서 한평생 허리굽혀 농사짓고 부모공양하고 자식들 뒷바라지 한 죄밖에 없는데
남편은 일찍 죽어 외롭고, 몸은 늙어 병마가 휩쓴다.
보왕삼매론 '한평생 병없이 살기를 바라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그래도 큰병은 안걸리고 살면 좋겠다.
어머니의 병마는 직장암이 끝이 아닌 것 같다.
폐에 종양이 또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어떤식으로든 살아만 계시길 바라는 것이 자식된 마음이나
당신이 겪어야 할 시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어쩌겠어. 그러나. 이겨나가봐야지.
어머니, 수술받느라고 고생했소.
주말에 보러 갈테니 그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