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어긋났을때

by 파레시아스트

"떳다"

화요일 오후 5시 50분

파마머리 남자직원이 사무실 빈공간에 깃발처럼 외마디를 꽂았다.

마우스 클릭 소리가 콩을 볶는다.

웅성웅성 소리가 사무실을 자욱하게 메우기 시작했다.


승진 1명

상반기 인사요인이 게시판에 뜬 것이다.

일주일에 4일 술먹는 젊은 직원이 일어나더니

"1명 밖에 없네.. 와 이거 너무한거 아닌가" 불만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승진 1순위다.

그에게는 승진 1자리는 어쩌면 너무한것이 아닐 수 있다.

어쨋든 그에게는 이번 승진에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파마머리 남직원 옆에 앉아있던 어린 직원은 말이 없다.

덥지도 않는데 귀와 볼은 새빨게져 있다.

그 색깔에서 그의 심경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이번에 승진을 몹시 기대했던 그 였다.


"좀 더 해라"

고참이 위로랍시고 말을 건낸다.

듣는 입장에서는 놀리거나 마찬가지다.

"넵"

쿨하게 대답하는 아직도 귀가 빨간 직원

내게 그 대답은 마치 비명처럼 들렸다.


믿어 의심치 않고 기대했던 것이 어긋났을때

머리가 멈춰지고 눈앞은 캄캄해진다.

절벽에서 잡고있던 가지가 부러진 느낌이다.


"괜찮아"

"힘내"

'감사하자'

이런 말들과 마음비우기는 이때 만큼은 말을 듣지 않는다.


승진은 직장인에게 벗어날 수 없는 굴레다.

두 글자안에는 능력에 대한 조직의 인정과 자존심이 모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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