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기업 리더들은 각각 어떤 고민을 할까?
[3줄 요약]
✔️시드~프리A 리더: 팀원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며 빠르게 실행하는 과정에서 업무 공유가 누락되고, 리더는 누가 어떤 일을 진행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시리즈A 이상 리더: 조직이 커지면서 팀이 분화되고 정보 공유가 줄어들어, 새로운 리더들이 합류할수록 업무 파악과 의사결정이 더 복잡해진다.
✔️대기업 리더: 보고 체계는 존재하지만 KPI 중심의 평가 방식과 정보 필터링 문제로 인해, 실제 팀원들의 업무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이중, 삼중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진다.
[Intro]
리더 입장에서 가장 빈번하게 마주하는 문제는 ‘팀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인 것 같습니다. 리더가 되기 전에는 자신의 업무만 잘 관리하면 됐지만, 이제는 나의 일도 하면서 팀원들의 업무도 관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팀원들의 업무를 관리하려면 팀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왜 팀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어려울까요?
리더는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도 동시에 팀의 전략적 방향성을 고민해야 하므로
팀원들의 업무를 파악하는 것에 투자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팀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보고’를 요구하거나,
반대로 평가 관점에서만 형식적으로 팀원들을 관리하며 ‘방임’하게 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리더들이 겪는 업무관리의 표면적 문제와 심층적인 문제는 기업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유형별로 살펴볼까요?
표면적인 문제: 모든 팀원이 멀티태스킹 중이라, 누가 뭘 하고 있는지 흐릿하다.
초창기 스타트업은 팀원이 적고, 대부분이 여러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CTO가 개발도 하고 제품 기획도 하며, 마케팅 팀이 마케팅뿐만 아니라 고객 대응까지 하는 등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습니다. 이렇다 보니 누가 어떤 업무에 참여하고 있고,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리더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심층적인 문제: 빠른 실행을 강조하다 보니 정리된 업무 공유가 부족하고, 피봇 과정에서 팀원의 성장을 파악하기 어렵다.
[빠른 실행이 초래하는 업무관리 문제]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런웨이가 바닥나기 전에 성과를 내야 하므로, ‘완벽한 정리’보다는 ‘일단 실행’이 우선시 됩니다. 하지만 실행만 강조되면 팀원들은 리더에게 업무 공유가 누락되거나, 업무 기록이 남지 않아 해당 업무의 레거시가 형성되지 않게 됩니다. 나아가 피봇 과정에서 팀원이 새로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따라서 함께 일하던 팀원들이 퇴사하면 해당 팀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송두리째 잃게 되기도 하고, 피봇 과정에서 팀원들이 새로운 영역으로 전문성을 확장하고 있는지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대표가 투자에 집중할 때, 문제는 더 커진다]
이런 문제는 특히 대표가 투자 유치와 네트워크 확장에 집중할 때 더욱 두드러집니다. 시드~프리A 단계에서는 시장 적합성을 찾기 위해 피봇이 잦고, 그 과정에서 팀원들에게 새로운 역할과 전문성 확장이 요구됩니다. 하지만 빠른 실행을 최우선으로 하는 환경에서는 팀원들의 성장과 적응 과정을 체계적으로 추적하는 시스템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는 피치덱을 다듬고 투자자 대응에 몰두하느라, 팀원들이 변화하는 업무 속에서 실제로 성장하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기존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역할을 넓혀가길 기대하지만, 그 과정이 명확하게 공유되지 않으면 어떤 팀원이 어떤 역할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어디에서 병목이 발생하는지 놓칠 위험이 큽니다. 결국, 투자 유치에 집중하는 시점이 스타트업 내부적으로는 업무 공유 부족과 팀원 성장 모니터링의 공백을 초래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재밀도의 저하]
이로 인해 조직의 인재밀도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만큼의 수준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표면적인 문제: 조직이 커지면서, 리더의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가 많아졌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팀원들이 모두 오픈된 환경에서 업무를 공유했지만, 시리즈 A 이후에는 팀이 늘어나면서 기능별 팀이 나뉘고, 자연스럽게 정보 공유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를테면 신사업으로의 확장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위한 팀들이 늘어나거나 경영지원/마케팅/영업/개발/기획 등의 팀이 새롭게 생겨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팀들끼리 협업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서 개별적인 팀원들의 업무 현황을 리더들이 파악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리더가 팀원들과 직접 소통하며 팀원들의 업무 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보고 없이는 업무를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가 된 것입니다.
심층적인 문제: 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으면, 팀원들이 업무현황을 공유하기 어렵다.
이제 조직이 커졌기 때문에 더 이상 모든 업무를 리더가 직접 챙길 수 없고,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자리 잡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애자일한 업무방식을 비롯한 ‘스타트업 DNA’가 조직문화로 자리잡은 곳에서는 형식적인 보고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리더 입장에서는 팀원들의 업무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애매한 상황이 자주 연출됩니다.
결국 업무 진행 상황을 정리해서 공유하는 것 자체가 팀원들에게 ‘추가 업무’로 여겨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멤버들이 리더로 영입되면서, 정보 공유 문제가 심화된다]
이런 문제는 특히 조직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리더들이 영입될 때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초기 멤버들은 기존의 애자일한 문화에 익숙해 업무 공유 없이도 서로의 진행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리더가 들어오면서 이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업무 정리와 공유’가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새로 합류한 리더들은 조직의 방향성과 진행 상황을 빠르게 이해하고 의사결정을 해야 하지만, 기존 멤버들이 체계적으로 업무를 공유하는 문화가 부족한 경우 리더들은 개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반복적인 미팅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됩니다. 하지만 스타트업 DNA가 강한 조직에서는 형식적인 보고나 문서화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정작 리더들은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기존 멤버들은 비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지쳐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결국, 조직이 커질수록 ‘투명한 정보 공유’가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공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조직 내부에서는 오히려 ‘번거로운 일’로 인식되는 딜레마가 생기는 것입니다.
[조직문화와 구성원간 신뢰 붕괴]
따라서 효율적인 업무 공유 체계를 만들지 못하면, 단순한 보고 체계 정착의 문제를 넘어 조직 문화와 구성원 간 신뢰가 흔들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표면적인 문제: 팀원이 많아, 정형화된 보고로만 개별 팀원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게 된다.
대기업에서는 팀원이 많고, 보고 체계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리더가 개별 팀원들의 업무 진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이를 테면 리더가 주간 보고를 받을 때, 팀원들은 최대한 자신의 성과를 잘 드러내며, 어려움은 숨기는 형태로 보고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보고 체계가 시스템화 되어 있기 때문에 필터링된 정보만 보고 받다 보니, 실제 개별 팀원들의 업무 실체를 놓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심층적인 문제: 보고 체계는 있지만, 개별 팀원 업무 실체를 파악하려면 중복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결국 대기업에서는 업무 진행을 공유하는 ‘보고 문화’가 자리 잡혀 있지만 이 보고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거나, 성과만을 강조하는 형태로 진행될 경우 실질적인 팀원들의 업무 현황 파악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리더 입장에서는 보고된 내용과 실제 진행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불신이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이런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리더는 보고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고, 별도의 비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정보를 얻으려 하면서 중복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중간 관리자급 리더에 대한 특정 KPI 중심의 평가 방식이 정보 왜곡을 만들 수 있다]
이런 문제는 중간 관리자급 리더가 특정 KPI 성과로 평가받는 구조에서 더욱 심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관리자가 자신의 KPI를 달성하는 것이 주요 평가 기준이 되면, 필요한 정보보다 유리한 정보만 필터링되어 상위 보고로 올라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간 관리자는 팀원들의 실질적인 업무 내용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유리한 내용만 추려내게 되며, 상위 리더는 이러한 중간 관리자의 보고를 믿지 못하고 추가적인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결국, 보고 체계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각 급의 리더가 진짜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중, 삼중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구조가 고착화됩니다. 나아가 이러한 추가적인 노력에 실증을 느끼게 된 경우, 리더로서의 역할을 형식적으로만 수행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내부 정치의 심화 및 업무관리에 대한 직무유기 발생]
리더가 각 팀, 팀원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성과를 강조하는 형태의 보고를 받게 되는 시스템이 고착화되면 리더들 간의 정보 비대칭이 심화되며 내부 정치가 심화되거나, 실질적으로 팀원들의 업무를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리더가 팀원들의 업무를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는 리더 개인의 역량이나 노력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가 한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이든 대기업이든, 리더가 팀원들에게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현재 어떤 업무가 진행 중인지, 어디에서 병목이 발생하는지 자동으로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보고를 요구하지 않아도, 불필요한 미팅을 하지 않아도 팀원들의 업무 현황이 명확하게 보이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리더는 전략과 성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리더가 팀원들의 업무를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더 중요한 의사결정과 조직의 성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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