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은 희소한데 '모두의 탁월성'을 확보한다고 한들 도대체 뭐가 달라지나
노력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유의미한 팀플을 경험한 학생들은 어떤 관점(frame)을 형성하게 될까?
“한 번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아”
하위권 입장에서 앞서 글쓰기를 한 고1 학생처럼 이전에 노력하지 않고, 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으로 노력하기를 포기하게 되는 학생이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팀플 할 때도 자신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여하게 된다. 이러한 학생들은 적어도 이전처럼 공부 때문에 자신이 흥미 있어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는 경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패는 있을 수 있어도, 이전(ex. 중3이 초4 수준)과 달리 자신이 그 학년에 맞는 수준(ex. 중3이 중3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를 탓하지 않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가 제공하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다들 나름대로 열심이고, 꽤 괜찮은 애들이야”
상위권 입장에서는 유의미한 팀플을 경험하게 되기 때문에, 협력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꼭 ‘끼리끼리’ 만나는 게 좋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왜냐하면 무임승차가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이 버스기사가 되어 누군가를 캐리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찬가지로 능력주의에 기반한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내면화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자원은 희소한데, '모두의 탁월성'을 확보한다고 한들 도대체 뭐가 달라지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어”
“소위 좋은 직업, 좋은 학과의 파이는 정해져 있지 않나. 다들 탁월성을 확보해봤자 뭐가 달라지겠는가? 경쟁만 더 심화되는 것이 아닌가?” 이러한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인간의 심리적 부분, 인정투쟁적 본성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사회초년생으로 나가기 전부터 무력감을 학습하고, 혐오와 차별을 방어기제 삼아 초라함을 회피하고자 하는 하위권 학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이다. 적어도 조금만 더 노력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으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정체성을 가진 학생들이 되는 것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 전체적인 학생들의 역량 향상, 유의미한 팀플 경험을 통한 실질적인 협업 역량의 향상이 가져올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value를 간과한 판단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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