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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터기 May 02. 2024

엄마 저한테도
끝내주는 리액션 해주세요!

듣기 떼는 반백살을 기대하며

선과 악을 분별한다는 것(지혜)이 가능한 것일까? 가능의 시작은 듣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하나님은 솔로몬 왕에게 네게 무엇을 줄까 물었다. 

솔로몬은 백성들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듣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다. 소원을 구한 내용이 하나님의 마음에 꼭 들었다. 그분은 기쁜 나머지 솔로몬에게 지혜도 주고 덤으로 부와 영광도 줬다. 

그때 창기 두 여인이 솔로몬에게 찾아왔다.


엄마 A:

내가 이 여자와 한집에서 사는데 내가 해산한 지 사흘 만에 이 여자도 해산하였나이다. 우리가 함께 있었고 우리 둘 외에는 집에 다른 사람이 없었나이다. 밤에 이 여자가 그의 아들 위에 누우므로 그의 아들이 죽으니 그가 밤중에 일어나서 내가 잠든 사이에 내 아들을 내 곁에서 가져다가 자기의 품에 누이고 자기의 죽은 아들을 내 품에 뉘었나이다. 아침에 자세히 보니 내가 낳은 아들이 아니더이다. 

엄마 B: 아니라 산 것은 내 아들이요 죽은 것은 네 아들이라!!

엄마 A: 아니라 죽은 것이 네 아들이요 산 것이 내 아들이라!!

솔로몬 왕칼을 내게로 가져오라!

           산 아이를 둘로 나누어 반은 이 여자에게 주고 반은 저 여자에게 주라.

엄마 A: 산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시고 아무쪼록 죽이지 마옵소서

엄마 B: 내 것도 되게 말고 네 것도 되게 말고 나누게 하라!

이에 솔로몬 왕은 엄마 A에게 아이를 돌려주었다.     


2년 동안 내 차로 같은 아파트 사는 언니와 출퇴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날은 딸 픽업해 주는 시간과 겹쳐서 3명이 이동하고 있었다.

언니가 말했다.

“밤에 자다가 꿈을 꿨어”

“무슨 꿈을 꿨어요?”

“시어머님이 나타났지 뭐야!”

“진짜요? 시어머님이 뭐라고 해요?”

“내가 뭘 가져갔다고 하면서 화를 내는 거야 짜증 나게!”

“정말요? 꿈이지만 언니가 화났겠네요!”

“화난 것도 화난 거지만 그 후로 잠이 홀랑 깨서 날 샜어! 어떡하냐고!”

“근무하려면 힘들어서 어떡해요 언니”

“어쩔 수 없지 뭐. 잠이 안 와서 아침에 고기 넣고 된장찌개 끓이고, 고등어도 굽고, 계란말이도 하고 나물도 두 개 했어.”

교대 근무하는 아들을 위해 피곤한 중에도 언니는 늘 식사 준비에 정성을 다했다. 


직장 주차장에 도착하여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기 전까지 언니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남편이야기와 시누이 이야기까지 다양한 대상에 대해 말했다.

나는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언니 말에 대꾸해 주고, 언니의 수다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같이 하고 있었다.     

그날 밤 딸이 내게 말했다.

“엄마 아침에 이모 얘기 진짜 잘 들어주대요? 리액션이 아주 끝내주더라고요”

“아 그래? 뭘”

딸의 칭찬에 잠깐 기분이 좋아 입꼬리가 올라갔을 때쯤 말했다.

“나한테도 좀 그렇게 해주면 얼마나 좋아요?”

나는 뜨끔했다.     


일주일 만에 기숙사 생활을 하는 딸이 와서 집밥을 먹고 있었다

“음 맛있어! 맛있어!” 하면서 나에게 푸념했다.

“엄마!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인강도 들을게 몇 개 있고 과제도 있어서 너무 힘들어요.”

“강의를 왜 이제 들어? 미리 들어놨으면 됐잖아!”

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딸에게 말했다

“아니 다시 들어보면서 복습하려고요!” 

나는 ‘아차’ 싶었지만 마음과 다르게 또 바른말을 했다.

“처음 강의 들을 때 노트 정리하면서 했으면 더 편했을 텐데”라고...     


에세이 글쓰기 수업 첫날 작가님의 말 중에서 지금도 한 번씩 일상 속에서 꺼내어 듣는 말이 있다. 글을 제출한 많은 선생님들이 사춘기를 겪은 자녀에 대한 글을 써왔는데 작가님의 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말했다.    

 

“자녀에게 내 감정을 솔직하게 다 말할 필요는 없어요. 그럼 관계 유지가 어렵죠.”  

   

나는 친한 관계일수록 더욱 듣기에 약하고 내 생각을 급히 말하려다 실수를 할 때가 많다.

대화 도중 불편한 생각이 들어오면 친밀한 사이를 명분 삼아 앞질러 대화를 망치게 된다. 

딸은 말을 다 듣기도 전에 해결책과 원인을 찾아주려는 습관을 갖은 나에게 감사하게도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니 더욱 나는 솔로몬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를 꿈꾼다. 삼십 대에는 사십 대쯤 되면 좀 비슷해져 있을까 했는데 낼모레 나는 반백살이 된다. 

그럼에도 아직 듣기를 못 떼고 있다. 포기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아니 방법을 알려 달라는 게 아니라 지금 힘들다고 말하는 거잖아요!”     


이 말을 듣게 되지 않을 그때.

비로소 나는 지혜로운 사람으로 입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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