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의 신앙관

by 꿈꾸는 덩나미

그 무렵 김여사는 짜증지수 100%였다.

교회에만 가면 화가 났고 인상이 구겨져 모든 사람들이 김여사의 기분을 눈치챌 정도였다.

남편과도 잘 지내다가 교회라는 주제만 나오면 감정싸움이 되었다.

수십 년간 신앙생활을 해온 김여사가 왜 그러는지 그녀의 남편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아니, 목사님이 설교를 저렇게 밖에 못해? 유치원 애들 설교하는 거야?"

"기도 안 하고 설교 준비한 티가 팍팍 나잖아..."

그녀의 남편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

오랫동안 신앙생활하던 교회를 떠나 이곳에 교회들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이렇게 기도 안 하는 교회 처음 봐. 당신은 어쩌면 이런 교회를 선택해서 다니냐?"

그녀의 남편은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침을 꿀떡 삼켰다.

자신 때문에 이곳까지 와서 살아가야 할 아내를 생각하니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그럴 것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로라는 사람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고 주일예배를 드리고 너무 자유로운 거 아냐? 아니면 하나님을 무시한 처사인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도 드레스코드라는 게 있는데 하나님을 만나러 나온 사람의 꼴이라니"

"그건 그렇다 쳐. 예배가 하나님은 없고 사람만 가득해... 자기네들끼리 노래하고 즐기고 맛난 거 먹고 무슨 계모임 하는 거야?"

"여보! 그 말은 좀 지나치다. 다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잖아."


같은 직장을 다니는 동료가 이번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고 공원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고 했다.

"우리 교회에 문제가 생겨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사람들과 이렇게 나와서 예배드리는 사람들로 나누어졌어요." 교회에 목사파, 장로파로 나뉘어 분열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여사는 화를 벌컥 냈다.

"무슨 그따위 짓을 해? 교회에서 분열이라니? 하나님의 진노가 쏟아지겠구먼."

그런데 그렇게 분열된 교회가 주위에 한두 개가 아님을 알게 된 김여사는 허탈감에 빠졌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곳에 와서 알게 된 것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교회가 왜 이러냐고 따지듯이 물었다.

교회에서 방귀깨나 뀐다는 장로들, 목사들, 선교사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김여사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한결같으시지만 교회는 다양한 모습을 할 수 있어요."

그것이 그들의 대답이었다.

하나님이 한결같으시면 교회도 한결같아야 하지 않나?


코로나로 인해 교회들이 문을 닫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여사는 가슴을 치며 분통을 터뜨렸다.

혼자 교회에서 눈물로 기도를 드렸고 그 기도가 3년을 이어졌다.

그리고 시위하듯이 목사님에게 예배를 드리자고 압력을 넣었다.

"왜 우리의 예배가 멈춰야 합니까? 코로나라는 특수사항이긴 하지만 카페나 식당은 사람들로 넘쳐나는데 유독 교회만 문을 닫아야 합니까? 예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저는 교회를 옮기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교회들보다 일찍 예배가 회복될 수 있었다.

수요예배, 금요철야까지...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김여사는 여전히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낯선 환경 속에 던져진 이유를 깨닫게 되었고 점점 변해 가는 자신의 모습도 보게 되었다.

그동안 목사님이 전해주는 맛있는 말씀만 먹고살다가 이제는 거친 음식, 맛없는 음식도 소화해 낼 정도의 성숙한 인간이 되기를 하나님이 바라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여사는 지금도 자신과 싸우고 있다.

'코로나 끝난 지 언제인데 이 교회는 예배가 회복 되지를 않지?'

'어쩜 주일 대 예배가 끝나자마자 밀물 빠지듯이 다 빠져나가네...'

주일날 예배 마치자마자 채 20분도 안되어 텅 비어 버리는 주차장을 보면서 씁쓸히 생각했다.

일주일 동안 교회 문은 굳게 닫힌 채 수요일 저녁 몇몇 사람이 오겠지...

그리고 다음 주일날 또 문을 열고 한 시간가량 예배를 드리고 또 문은 굳게 닫히겠지...

삶의 예배를 중요시하는 목사님 말씀 따라 그들이 삶에서는 얼마나 하나님을 생각하고 믿음의 삶을 살아낼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김여사는 그런 이야기 들을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다.

다들 바쁜 삶 속에 신앙이란 건 하나의 겉치레처럼 여겨지고 있는 것을 굳이 화를 내며 말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분명 그럴 것이다.

너나 잘하세요...


오늘도 어딘가에서는 모이기를 힘쓰고 최선의 예배를 하나님께 올려 드리기 위해 힘쓰고 애쓰는 믿음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의 틀 안에 신앙을 가두어 두고 흉내만 내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인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삶에서 드려지는 예배는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그런데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를 가볍게 여기면서 어찌 삶의 예배를 드린다고 할 수 있을까?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지만 믿음 없이 행함도 옳은 것은 아닐 것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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