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이 목구멍을 치고 올라오는 날

by 꿈꾸는 덩나미

오늘이 딱 그런 날이다.

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라고 그렇게 마음판에 새겼건만.

또 후회를 하고 앉아 있다.

어린이집을 은퇴했다고 생각을 했고 그다지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는데 백수 생활을 오래 하다 보니 다시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도 어린이집에는 가지 말아야 했다.


어린이집 일을 시작하자마자 허리가 삐끗했다.

제대로 허리를 펼 수도 없어 이런 상태로 어찌 일을 하랴 싶어 출근 이틀 만에 백기를 들려고 했다.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한다는 생활신조가 있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미안하지만 원장에게 이야기를 했다.

"허리가 너무 아파 이런 상태로는 일을 하기 힘들 거 같아요..."

그 싸한 분위기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

백번 천 번 미안하고 책임감 없는 행동이란 건 알지만...


시작을 하고 보니 그만두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결국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약을 먹기로 했다.


교사들도 적응기간을 주지 않고 자꾸 나의 잘못을 수군거린다.

나도 완벽하고 싶었지만 처음인 이곳의 분위기도 파악해야 하고 교사들과, 학부모와, 아이들과의 관계도

만들어가야 하는데 그들의 지적질은 나의 자존감을 패대기치고 있다.

적어도 일주일은 봐줘야 하지 않나?


정글과 같은 사회생활이지만 이렇게 팍팍한 곳은 또 처음인지라...


물리치료를 받고 퇴근하는 버스 속에서 전화를 받았다.

이런저런 비난들이 요구사항으로 포장되어 쏟아졌다.

그래, 내가 욕심을 부렸어. 좀 더 쉴걸... 실업급여도 준다는데...


이 나이에 무슨 부귀영화를 보자고 어린이집엘 갔는지...

차라리 설거지를 하러 갈걸...

잘할 수 있는 일이라 여겼건만 이젠 나이가 들었나 보다.

예전처럼 에너지가 나오지 않는다.

목구멍에서 욕지거리가 치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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