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남편이 친구랑 통화를 하다가 대뜸 김여사에게 전화기를 들이대며 받아 보라고 한다.
"내가 왜?"
"받아봐... 반가운 사람이야."
"당신 친구가 나에게 반가울게 뭐야?"
짜증이 났지만 마지못해 전화를 받았다.
"어머! 저예요. 해인이 엄마."
전화기에서는 전혀 예상 못한 사람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 해인이 엄마라고요? 목소리는 아닌 거 같은데... 맞아요?"
그녀는 30년 전에 같은 아파트에서 김여사의 아이들과 같은 또래의 아이들을 낳아 기르던 이웃이었다.
그녀는 여리여리한 몸에 마음씨도 착했고 음식 솜씨도 좋았던 기억이 났다.
그녀의 작은애가 딸이었던 탓에 아들이 입던 옷은 김여사의 작은 아들이 물려 입었고 같은 어린이집을 보내며 수시로 음식을 나눠먹던 이웃이었던 탓에 가끔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까 하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그런 그녀가 김여사의 남편 친구 핸드폰으로 만나다니...
김여사 남편 친구가 그녀의 남편과도 친구여서 누군가의 결혼식으로 만나 이야기를 하던 중에 김여사의 이야기가 나온 것이었다.
그렇게 30년 전의 인연을 다시 만나 김여사는 한동안 감격으로 수다를 떨었다.
아이들 안부도 묻고 서로의 안부도 확인하다 보니 남의 휴대폰이란 사실을 잊어 먹었다.
"아이들은 결혼했어요?"
"아직요.... 큰 애가 내일 강도사 인허를 받아요."
"어머! 아직도 교회를 다니시나 봐요?"
응? 이건 무슨 소리?
그 당시의 그녀는 작은 개척 교회를 섬기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던 기억이 났다.
"그때 교회 열심히 다니셨잖아요?"
"음... 그렇게 돼 버렸어요. 교회 안 나간 지 오래됐어요."
그녀가 교회이야기를 얼버무리는것 같아 보였다.
"아.... 그러셨구나."
세월이 30년이나 지났다.
그녀는 김여사네가 여전히 교회를 다니고 있는 게 신기한 모양이었다.
하기야 그녀는 남편이 핍박이 있었지... 혼자 아이들 데리고 교회 다니느라 힘들었을 그 마음도 상상이 갔다.
서로의 전화번호를 주고받으며 전화는 끝이 났다.
김여사는 기분좋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다.
궁금했었고 좋은 느낌이었던 이웃을 30년이 지나 다시 만난다는 건 행운이었다.
인생 전반기에 만났던 사람을 인생후반기에 다시 만나 좋은 인연으로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김여사의 머리를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