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자의 아픔

by 꿈꾸는 덩나미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 시어머니와 친정어머니의 1주기가 되었다.

시어머니는 1주기가 지났고 친정어머니는 곧 다가온다.

무슨 사돈끼리 그렇게 친한 것도 아니었는데 한 달 보름차이로 그렇게 서둘러 가셨을까?


작년 가을의 황망했던 기억이 어제인 듯 생생하다.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걸 보니 마음속에서 어머님들을 떠나보내지 못한 게 분명하다.

한평생 어머니의 딸로 사랑하며 사랑받으며 살아왔건만 이렇게 무정하게 그 관계가 끝날 줄이야.

어머니는 경기도에서 통영까지 내려오는 딸이 안타까워 그랬을 것이다.

"이제 오지 마라... 내 죽었다는 기별 받거든 그때 와라."

그랬다. 정말 그렇게 되어 버렸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어머니는 내게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세계로 가 버리셨다.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건 알았지만 막상 그날을 맞이했을 때 나의 마음은 처참히 무너졌다.

장례식 내내 울다가 손님맞이하다가 어머니의 추억으로 수다를 떨다가 3일이 지나 버렸다.

그런가 보다 했다.


장례식을 다 마치고 어머니 집으로 왔을 때 그때 나는 정말 통곡을 하고 말았다.

어머니가 누워 계셨던 침대..

어머니의 흔적으로 가득했던 안방..

어머니의 물건들..

온기로 가득했던 그 방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어머니의 모습.


그것이 현실이었고 내가 감내해야 하는 슬픔이었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안다.

피조물들 가운데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랴마는 그래도...


어머니의 흔적들을 지워 나갔다.

옷, 신발, 틀니, 어머니 사용한 수저, 쓰다 남은 기저귀까지 내 손으로 정리를 하다가 몇 번이고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것은 살아있는 자의 슬픔이었다.


그동안 보관했던 어머니와 통화음성을 오늘 하늘로 날려 보냈다.

"엄마, 사랑해요!"

"나도 니 사랑한데이"


나의 애도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지만 평소 어머니가 했던 말을 떠 올려본다.

"너무 많이 울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 말그라~인생이 다 그런 거 아이가...니가 행복해야 엄마 마음도 기쁘다"

그래요 손 점이 어머니.

제게 주어진 그날까지 열심히 살다가 저도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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