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건...

그리운 어머니를 추억합니다

by 꿈꾸는 덩나미

하루하루를 저축하듯이 살아온 날들이 모여 어느새 주름이 훈장처럼 빛나는 나이가 되었다.

아기 때도 있었고 사춘기 청소년 때도 있었고 마음에 불이 일었던 청년의 때도 있었다.

참으로 교만하기 짝이 없었던 젊은 날들이 훅 하고 지나갔다.


지금의 나는 삶에서 많은 것들이 빠져나갔다.

자존심, 편협한 마음, 시기와 질투, 욕망, 판단하는 버릇...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남은 건 너그러움과 이해심,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 나이를 허투루 먹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들이 들으면 내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쯤 되는 줄 알겠지만 여전히 내속에서 빠져나간 것들이 다시

자리를 잡으려 할 때도 많음을 고백한다.


오늘 미용실에서 머리를 했다.

너무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순간적으로 마음이 상했다.

'처음에 이야기했던 머리모양과는 영 딴 판인데...'

'에~이, 잘 손질해 보지 뭐. 잘 매만지면 괜찮아질 거야...'

내 속에 두 가지 마음이 들었지만 나는 후자를 택했다.

생각을 바꾸고 나니 마음도 편했고 오랫동안 다닌 미용실을 바꾸지 않아도 되었다.

혹자는 그리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발전이 없는 거예요. 머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야기를 해서 다음번에는 더 잘할 수 있도록

해야지요?>

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내 속에 그럴 에너지가 있다면 아껴 두었다가 더 창조적인 일에 쓰고 싶었다.


작년오늘 그녀가 한평생 살아온 삶을 마무리하고 떠난 날이다.

사람들은 첫 제삿날이라며 그녀가 살던 집에 모일 것이다.

나는 가지 않기로 했다.

그녀가 살아서는 먼 길 마다하지 않고 수시로 쫓아 내려갔던 길이다.

그들은 몇 년간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었는데 제삿날이라며 모여 음식을 차린단다.

그녀가 그리도 보고파했던 그들이 제삿날에 모여 얼굴을 보인다니 너무 화가 난다.

살아서 그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istockphoto-467705871-612x612.jpg


나는 늘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간다.

어떻게 살다가 죽어야 할까?

그것이 매일매일의 숙제이다.

그래서 항상 오늘을 마지막날처럼 살아가고자 애를 쓴다.

아이들에게도 수시로 사랑을 전한다.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더라도 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손해 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사랑하며 살다가 죽고 싶다.


내가 떠나고 나면 많은 사람들이

<아! 참 좋은 사람이었지...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지... 하나님의 사람이었지...>

라고 기억해 주면 좋겠다.


오늘 이 밤에 내게 또 숙제가 던져졌다.

그녀의 제사상 앞에 모인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에 대한 내 마음의 응어리를 풀 수 있을까?

istockphoto-461848241-612x61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