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개 씨나락 까먹는 소리 하지 말라고!!
김여사가 설거지를 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그대 이름은 바람바람바람~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다른 구절은 잘 모르는지 그 구절만 몇 번째 흥얼거리고 있다.
문득 오래전의 일이 김여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잘 살고 있을까?'
'지금쯤 가슴 치며 후회하지는 않을까?'
벌써 강산이 세 번이나 변했다.
예나 지금이나 금지된 사랑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이고 몰래 먹는 떡이 더 맛있다는 말도 안 되는 이 속담들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만들어 낸 건 아닌지 모르겠다.
김여사는 그 당시 성도가 만 명에 가까운 대형교회를 다니는 청년이었다.
이 교회에는 성가대가 4팀이 있었다.
그 가운데 주일날 대예배 성가대는 모든 성가대를 대표했고 그 지휘자는 실력을 겸비했을 뿐 아니라 교회에서도 존경과 인정을 받는 사람이었다.
그는 40대 후반으로 외모에서부터 예술가 느낌이 물씬 풍겼다.
단발 정도의 머리길이에 약간 파마기가 있었고 (곱슬 인지도 모르겠다) 말수는 적었고 눈빛이 날카로웠다.
부부가 함께 음악학원을 했고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악기를 잘 다루어 오케스트라 대원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감히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가진 사람이라 여겼는데 의외로 오케스트라 청년들과는 스스럼없이 지냈다.
그의 아내도 꽤 세련되고 예쁜 외모를 가졌고 부부사이에는 남매가 있었다.
담임 목사님과 개척할 때부터 함께 했다고 하니 신앙의 깊이와 경륜은 논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그가 오케스트라 대원 청년과 괴이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성가대 지휘자랑 그 여청년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래."
"뭐? 나이차이가 얼마인데?"
"나이 차이를 떠나 가정이 있는 남자잖아. 미쳤구먼"
"그러니까 말이야. 지휘자랑 벌써 살림을 차렸다던데?"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작 소문으로 치부했는데 언제부터인가 지휘자의 아내가 교회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 여청년도 사람들의 눈길을 의식했는지 보이지 않았다.
지휘자는 소문을 알고 있는지 어쩐지 앙 다문 입을 열지 않고 계속 성가대를 지휘했다.
사람들은 쑥덕쑥덕 거리며 연일 소문을 퍼 날랐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인가 지휘자도 보이지 않았다.
담임목사님이 교회에 출교정지를 내렸다느니 어쩌니 하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지만 모두 그쪽으로 안테나를 곧추 세우고 있었다.
사람들은 바람난 남자와 젊은 여자 이야기를 어느 삼류소설보다 재미있어했다.
결국 부부는 이혼을 했고 아이들은 아내가 데리고 가고 그 지휘자는 스무 살이나 어린 여청년이랑 재혼을 했다는 말이 돌았다.
벌써 30년도 훨씬 전 교회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다른 사람의 사랑놀이에 왈가왈부할 것은 없지만 가정을 깨고 아이들과 아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기면서까지 그 사랑을 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과연 예수님이시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혀온 여인에게처럼 "다시는 가서 죄를 짓지 말라"라고 하고 용서를 했을까?
그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빨리 상처를 잊고 너희 아빠를 용서하고 새아빠를 구하렴"이라고 했을까?
아니면 "그들은 내가 벌줄 테니 너희는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했을까?
우리는 모두 죄인이다.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이 사건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김여사의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그놈이나 이놈이나 똑같다. 별난 사람이 어딨니?"라고 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랑이었기에 그들은 한 가정을 깨뜨리고 그 위에 가정을 세웠을까?
그것도 교회라는 거룩한 공동체 속에서 말이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늘 바람이 분다.
그곳이 교회 속 일수도 있고 교회밖일 수도 있다.
부는 바람을 어찌하겠는가?
처녀총각들에게는 마땅히 바람이 불어야 하지만 이미 가정을 가진 사람들은 스쳐 지나가게 해야 한다.
이스라엘에 다윗이라는 위대한 왕이 있었다.
이스라엘 역사상 그 누구와도 비교불가였던 이 왕이 남편이 있는 한 여인을 보고 바람(음욕)이 불었다.
그 여자를 차지하기 위해 그녀의 남편까지 죽이는 죄를 짓는다.
결국 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였지만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여인이 낳은 첫 아이는 병들어 죽었고 다윗은 반역을 일으킨 자식에게 쫓기는 비참한 신세가 되고 그의 또 다른 아내는 백주대낮에 다윗의 아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까지 생긴다.
이스라엘은 어떻게 되었는가?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되었고 멸망의 길로 나아가게 되지 않았는가...
이렇게 위대한 왕도 한 순간의 바람 앞에 무너지게 되었던 것이다.
스쳐 지나가게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을...
바람은 본능이니 어쩌니 하는 소리는 개나 물어가게 하라.
그 바람을 막을 방파제는 있다.
양심이 방파제이다.
그리고 바른 도덕성과 성숙한 인격이라는 이중 방파제가 또 있다.
각자의 양심이 잘못을 지적할 때 그것을 깨닫고 돌이켜야 한다.
남의 것과 내 것을 구분하는 도덕성, 남의 것을 존중할 줄 아는 성숙한 인격이 있다면 바람은 지나갈 것이다.
그래서 사람 사는 세상에는 법과 질서가 있다.
사랑에도 해야 할 사랑과 하지 말아야 할 사랑이 있다.
내 눈에 좋다고 그 규칙을 무너뜨리면 짐승과 다를 바가 무엇이랴...
30년도 훨씬 지난 일이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다.
김여사: "사랑은 아름다운 것이로되 불륜(바람)을 사랑으로 미화시키진 말지어다."
하나님: "그렇지! 너 오늘 말 잘했다."
김여사: "(칭찬을 기대하며) 바람피우는 것들 다 쓸어 음란지옥에 빠뜨리는 건 어때요?"
하나님: ".............."
김여사: "그러면 너무 많아서 인구가 급격히 감소가 되나요?"
하나님: "너는 정말 극단적이구나... 그들도 돌이킬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니?"
김여사: "돌이 킨들 상대방은 이미 상처투성이인데요..."
하나님: "알겠다.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너나 잘하세요."
김여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