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화이팅!!
예배 시간에 콤콤한 냄새가 났다.
사람들은 그 냄새가 어디서부터 나는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김여사도 앞자리에 앉은 장권사의 남편에게서 나는 냄새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오래되어 찌든 담배 냄새였고 너무나 역겨워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 자리를 잘못 잡았네... 조금 떨어져 앉았어야 했는데'
찬양을 부를 때마다 냄새는 더 강력하게 성전을 채웠다.
장권사 남편도 자신에게서 냄새가 나는 걸 느꼈는지 은단을 한 움큼 입에 털어 넣었다.
은단 냄새는 곧 그 주위에 퍼졌다.
그나마 담배 냄새보다는 나은 듯했다.
생각지도 않은 김여사 큰오빠가 갑자기 교회를 다닌다고 말을 했다.
기쁘기도 했지만 어딘가 엉성하고 모자라 보이는 오빠가 걱정이 되기도 하여 교회를 같이 가 보기로 했다.
그런데 교회 갈 준비를 끝낸 오빠에게서도 그 지독한 담배냄새가 났다.
"오빠! 교회 갈 때는 담배 좀 피우지 마!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김여사가 언성을 높였다.
"딱 한 대밖에 안 피웠어. 많이 줄인 건데..."
교회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 건지 미리 한대만 피웠다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아무도 김여사 오빠 주위에는 앉지를 않았다.
앉으려 하다가도 냄새 때문인지 다른 자리로 이동을 했다.
물론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익숙하지 않은 이런 냄새를 감내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김여사는 마음과 다르게 섭섭하면서 화가 났다.
'그렇다고 대놓고 자리를 옮겨? 너무하구먼... 새 신자인데 누군가 케어를 해 줘야 할게 아닌감? 자기네들은 처음부터 완벽한 성도였나?'
새 신자인 오빠가 교회에서 상처를 받을까 그것이 제일 염려가 되었다.
초라한 행색에 찌든 담배 냄새까지 풍기는 이 한 마리 어린양을 위해 김여사는 일면식도 없던 교회의 장로들에게 잘 부탁드린다며 거듭거듭 허리를 숙였다.
동생도 김여사의 성화에 못 이겨 교회를 가 보았노라고 어느 날 고백을 했다.
교회에서 흘러나오는 찬양소리에 이끌려서 뒤쪽으로 들어가 슬며시 앉았다고 한다.
기름때 찌든 작업복 차림에 온갖 냄새까지 몸에 밴 상태로 맨 뒷자리에 앉았더니 옆에 앉은 사람들이 엉거주춤 엉덩이를 들고 멀찍이 떨어져 앉더란다.
마음이 상한 동생은 "여긴 나 같은 사람은 올곳이 아닌가 보네..."라며 옆 사람이 들을 정도로 큰 소리로 말하고는 예배당을 나와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김여사에게 "나한테 교회가라는 말은 이제 하지 마!"라고 못을 박았다.
이왕이면 좀 말끔히 하고 가지...
교회 사람들도 그렇지. 조금만 친절히 대해줬으면 성도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
예수님이 어느 주일날 교회를 방문했다고 한다.
세련되고 멋진 옷을 입은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그 교회를 들어가려고 했더니 교회문을 지키는 안내위원이 그러더란다.
"우리 교회는 당신처럼 누추한 사람은 들어올 수 없소. 다른 교회로 가 보시오."
"아니! 난 예배를 드리러 온 게 아니고 예배를 받으러 온 것인데..."
"어허! 지금 이 지역 유지들이 올 시간이니 빨리 다른 곳으로 가시오."
"내가 예배의 주인인데..."
예수님은 쫓겨난 채 그 교회를 들어갈 수 없었다.
예수님조차도 들어갈 수 없는 교회의 예배라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장권사의 남편은 아내를 따라 꾸준히 교회를 나왔다.
사람들은 불편했지만 그 냄새를 눈감아 주고 도리어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기다려 주었다.
그러자 해가 갈수록 그에게서 냄새도 점점 옅어졌다.
아직까지 담배를 완전히 끊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담배 냄새 대신 향기로운 꽃냄새가 날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한 번의 스캔으로 상대방을 쉽게 판단해 버린다.
' 저 사람은 옷차림이 좀 초라하군... 음, 가난한가? 몸에서 냄새가 나는데 씻지도 않고 교회에 왔나 봐... 저 사람은 말하는 게 어쩜 저리 천박하지? 가까이할 사람이 아니군. 저 사람은 몸이 많이 불편한가 보네... 어쩌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는데...
너는 얼마나 잘 났기에 하나님도 괜찮다고 하는데 네가 판단하고 외면을 하냐고...
사람들은 자신에게서 나는 냄새를 잘 못 맡고 다른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에는 민감히 반응한다.
하지만 그 입에서 나오는 게 어찌 꼭 담배 냄새뿐이랴...
어떤 이는 음담패설의 냄새를 풍기고 어떤 이는 자기 자랑의 냄새를 풍기고 어떤 이는 은근히 다른 사람을 깔보고 무시하는 교만의 냄새를 풍긴다.
과연 어느 것이 더 악취가 날까?
각양각색 냄새들을 맡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할까?
김여사는 일요일 아침 일찍 오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교회 갈 때 담배 피우지 말고 이젠 끊어. 옷도 단정히 입고 알지? 되도록이면 사람들 앞에 말도 많이 하지 말고... 장로님이나 목사님 전도사님들 오빠가 함부로 대할 사람 아니니까 자꾸 소고기 사 달라고 하지말고.."
교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오빠에게 이것저것 이야기하면서 김여사는 '어휴! 나 같으면 더러워서 교회 안 가겠다고 하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잔소리를 듣고도 교회에 가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오빠가 그저 대단하게 느껴졌다.
김여사의 오빠는 주일예배를 2년째 단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목사님의 설교를 이해하지도 못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