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부부

이 부부가 사는 법

by 꿈꾸는 덩나미

이른 아침 텅 빈 예배당으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들어온다.

키가 작고 호리 한 남자와 그에 비해 통통하고 동그란 얼굴의 여자와 강아지 한 마리였다.

그들이 자동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아지는 자신의 아지트인양 뛰어다니며 마킹을 한다.

남자와 여자는 넓은 교회 마당에서 강아지와 한바탕 뛰어다니며 놀아주었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졌지만 오히려 시원하고 좋았다.


잠시 후 여자가 자동차 안에서 비닐봉지를 꺼내왔다.

빵과 우유였다.

그들은 사이좋게 그것을 나누어 먹기 시작했다.

아직 어스름한 새벽 미명 속에 종탑 꼭대기의 십자가가 이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여보! 이제 제법 날씨가 선선해진 거 같지 않아요?" 여자가 말을 하자

"그러게... 곧 가을이 오겠네."라며 남자가 우유를 벌컥벌컥 마신다.

배가 고팠던 모양이었다.

이 부지런한 남자는 일어나자마자 벌써 10킬로 걷기를 마치고 땀에 절은 상태로 예배당엘 온 것이었다.

남편을 위해 아내가 미리 빵과 우유를 준비해 둔 것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예배당 마당에서 간단한 요기를 했다.


간식을 다 먹고 난 후 그들은 예배당 문을 활짝 열었다.

곳곳에 묻어 있는 습기를 날려 버리기 위해 선풍기란 선풍기는 다 틀었다.

수요일 이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건지 예배당 구석구석에 습기가 오물처럼 달라붙어 있었다.

남자는 자신의 덩치만 한 청소기를 꺼내 성전의 먼지를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기계소리가 성전을 울렸다.

그의 아내도 걸레를 들고 사람들이 앉는 의자를 부지런히 닦기 시작했다.

그들의 등줄기는 땀으로 젖어갔고 그들은 별 말없이 묵묵히 청소를 했다.

아내의 휴대폰에서 조용한 성가가 흘러나왔지만 청소기 소리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성전 안에는 그렇게 성가와 청소기 소리로 채워져 나갔다.


남자는 때때로 자신의 몸을 비틀기도 하고 약한 신음소리를 내기도 하였다.

몸이 어딘가 불편한 모양이었다.

그의 아내는 모른 척 시선을 외면했다.

성전 청소를 먼저 끝낸 그의 아내가 1층으로 내려가 다시 청소를 한다.

이번에는 화장실 청소다.

변기 곳곳에 묻어 있는 오염물을 닦아내고 락스를 풀어 화장실 바닥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을 정리하고 세면대까지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청소도 마무리가 되어갔다.

남편은 계단먼지를 닦아내고 먼저 청소를 끝낸 아내가 1층 복도를 대걸레로 닦는다.

보통은 남편이 하던 일이지만 아픈 몸으로 애쓰는 모습이 안쓰러운지 거들어 주고 싶었다.


그 사이 강아지는 자동차 안에서 주인들의 일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1시간이 훌쩍 넘어 청소가 끝이 나고 예배당 문이 다시 닫혔다.

중년부부는 다시 강아지를 내려 물을 마시게 한 후 마당에서 잠시 바람을 쐬고 휴식을 취했다.

어느새 해가 떠 오르기 시작했다.


"여보! 몸은 괜찮아?"

아내의 말에 남편은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더니 "좀 괜찮은 거 같아. 그래도 병원은 가 봐야겠어... 오늘 토요일이니까 오전 중에 갔다 와야지."


중년의 부부는 다시 자동차를 타고 미끄러지듯 예배당을 빠져나갔다.


예배당 종탑 위로 이름 모를 새들이 후드득 날아올랐다.


(그들은 매월 둘째주마다 그렇게 예배당 청소를 하고 홀연히 떠났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