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스로를 격려해 보세요
아침에 눈을 떠 거울을 보니 낯선 여인이 나를 보고 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눈은 퉁퉁 붓고 목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여인...
"누구세요?"
"누구냐고? 너야! 너!"
"아니에요. 나는 뽀얀 얼굴에 주름하나 없고 흰머리도 없고 피부도 탄력이 있고 아직 봐줄 만한 얼굴인데 당신은 늙어가는 중년의 여인이잖아요."
"그게 너라니까."
아침부터 마음이 팍 상해 버렸다.
내 얼굴을 보고 내가 마음이 상하다니...
나는 도대체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가!
곱고 예쁘고 방부제 같은 미모에 이제 갓 피어나는 아이돌 같은 모습을 기대했던 것인가.
이렇게 늙어 가는 게 당연한 것을...
그런데 때로는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가 있다.
이 마음이란 것은 육체만큼이나 빨리 늙지를 않는다.
마음은 아직도 20대 혹은 30대에 머물러 있다.
사랑하는 이만 봐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운동장을 열 바퀴나 뛰어도 조금도 지치지 않던 그 체력 넘치던 시절...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지.
가끔은 모든 것이 고장도 나고 그래서 새것으로 바꾸기도 하는데 이 시간이란 것은 도무지 고장 날 기미가 없다.
창조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흘러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 속에서 인간이란 존재는 왔다가 사라지고 또 다음 세대가 왔다가 사라지고... 그것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오늘까지 온 것이다.
나도 그 역사 속의 작은 점보다 못한 존재로 온 것이니 늙어 가는 게 마땅하거늘.
하지만 오늘은 왠지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나를 그냥 내버려 두면 안 될까?
젊고 예쁘게 살다가 언제든지 부르면 갈 텐데 굳이 늙어 약해지게 한 후 데려갈 건 뭐람.
거울 속에 저 늙어가는 여인네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부모의 그늘에서 살다가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가정을 꾸며 그 속에서 하루하루 의미를 찾으며 살았겠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했지만 평범한 사람들 속에 뒤섞여 그렇게 살아온 삶이었겠지...
사회에 악이 되지 않고 규칙과 질서를 잘 지키려 노력했고 신이 준 분복을 따라 살았으니 말이다.
이제는 훈장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로 남은 삶의 경주를 마무리해야 한다.
때때로 오늘처럼 거울 속의 내 얼굴에 놀라는 날들이 더 많이 생기겠지만 그것도 인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결말이니까.
아!
이렇게 말을 하고 보니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이것이 결말이라 해도 우리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할 의무가 있다.
내 얼굴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하듯이 조금 더 곱게 늙어가기 위해 마음의 그릇을 키울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면 이해 못 할 것도 용서 못할 것도 없다지 않은가.
조금만 더 너그러워져서 자라나는 우리 다음 세대를 격려하고 그들에게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주자.
이것은 거울 속에 비친 나에게 하는 말이다.
오늘은 나를 격려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