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김여사는 요리에 그다지 소질이 없는것 같다.
손재주는 분명 있는 것 같긴 한대 요리하는 것과는 별개인 걸까?
그녀는 요리를 조금 우습게 생각한 것 같았다.
'요리... 그까짓 게 뭐라고. 적당히 자르고 지지고 볶아서 맛을 내면 되는 거지.'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어느 날 김여사가 다니는 교회 목사님과 심방대원들이 그녀의 집을 방문하기로 했다.
김여사는 손님들에게 맛난 것을 먹일 생각에 부풀어 시장을 잔뜩 봐 왔다.
손님들이 도착하기 전에 요리를 해서 푸짐한 한 상을 내놓을 참이었다.
머릿속은 이미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의 음식을 차리고 있는데
현실은 도무지 진척이 없고 요리재료만 온 집안을 어지럽혔다.
딩동~
그녀가 식은땀을 흘리며 재료들과 씨름을 하는 동안 손님들이 밀어닥쳤다.
김여사도 손님들도 민망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러다가는 점심을 저녁에 먹을 수도 있겠다 싶어 음식을 시키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으려는 찰나 손 빠른 권사들이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요리의 달인이었다.
뚝딱뚝딱하더니 금세 먹음직한 요리가 차려졌다.
손님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멀뚱멀뚱 바라보던 김여사가 한마디 했다.
"죄송해요. 이렇게 손수 요리를 하게 해서요..."
해마다 김여사의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는 번갈아가며 김장을 해서 보내왔다.
하지만 그 해에는 웬일인지 스스로 김장을 해 보고 싶었다.
김여사가 요리를 잘 못하는 까닭은 두 어머니들이 수시로 음식을 해 보내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들이 언제까지 김장을 해 주실 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제가 해 볼 테니 김장 보내지 마세요."
큰소리를 치며 김장에 돌입했다.
김장을 맛나게 담는다는 분들의 레시피를 적어와 하루 종일 걸려 배추 10포기를 김치로 만들었다.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들고 속을 버무렸더니 김치 느낌이 났다.
"드디어 내가 김치를 만들다니..." 김여사는 뿌듯한 마음에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싶었다.
그녀의 남편도 숙성되면 맛있겠다며 칭찬을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대참사가 벌어졌다.
분명 어제까지 얌전히 숨이 죽어 있던 김치가 다시 되살아나 포기배추가 되어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람으로 치면 돌아가신 분이 다시 살아난 것과 같은 일이었다.
배추는 밭으로 돌아가고 싶었는지 이렇게 싱싱할 수가 없었다.
다시 시어머니께 전화를 걸어 김장을 조금만 보내달라고 부탁을 드려야 했다.
세월이 가면 요리실력도 나아지기 마련인데 김여사는 늘 한결같았다.
요리학원에도 다녀보고 유튜브를 뒤져 손맛 좋은 분들의 레시피도 따라 해 보았다.
하지만 그다지 나아질 기미가 없다.
김여사는 그것이 친정어머니 때문이라며 늘 어머니의 유전자를 탓했다.
어머니도 요리에는 그다지 재능이 없었다.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시켜 먹자. 늘 그럴 순 없으니 가끔은 해 먹고 가끔은 시켜 먹자였다.
어느 날 tv에서 어머니의 손맛 하면 어떤 음식이 기억에 남는지 자녀들에게 질문을 했다.
그래서 그녀도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김여사: "너희들은 엄마의 손맛 하면 어떤 기억이 나니?"
아들 1:"저는 엄마가 시켜준 우리 동네 ㅇㅇ반점이 제일 맛있던데요."
아들 2:"저도 엄마가 시켜준 우리 동네 이모네 돼지국밥요."
김여사: "그래도 너희 엄마 요리실력이 30년 만에 좀 나아지지 않았니?"
아들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