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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기환 Feb 06. 2023

무지무능한 크리스천

윤따의 소신발언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데 없어 다만 밖에 버리워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 산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 등불을 켜서 말 아래 두지 아니하고 등경 위에 두나니 이러므로 집안 모든 사람에게 비취느니라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 마태복음 5:13-16



  성경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구절 중 하나로 예수님께서 12제자들에게 선언하셨던 말씀이다. 당신이 교회를 다니고 있든, 혹은 그렇지 않든, 명백한 사실은 저 말씀대로 사는 지혜로운 개신교도는 거의 찾아볼 수 가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필자도 사실 개신교도며 어쩌면 필자 자신조차도 이런 비판을 할 자격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저 사실을 말할 뿐이다.


  하나님을 진정으로 믿고 따르고 순종하는 자라면 성경을 문자적으로만 해석한다거나, 교회 생활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데 사회생활은 소위 '뭐 같이'하는 등의 오류를 범하지 않고 늘 겸손한 마음과 태도로 주님과 기도하고 소통하려 애쓰며 말씀을 통해 주님께서 진정 나에게 주시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 구해야 한다. 우리 각자 모두가 그런 삶의 태도를 취하고 유지해야 하지만, 유독 이런 부분에 신경 써야 하는 부류가 있다. 바로 '리더'들이다. 한 가정의 가장이든,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들이든, 기업의 대표이사든... 막말로 이들이 뻘짓하는 순간, '무지무능'한 크리스천이 되는 순간 그 공동체는 위태로워진다.


  리더가 어설픈 믿음과 신앙으로 말씀을 어설프게 받아들이고 어쭙잖은 묵상과 적용을 하게 된다면, 피를 보는 것은 리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아랫사람들까지 피눈물을 쏟게 된다. 최근에 겪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 이사 직급의 임원이 하나 있다. 틈만 나면 직원들에게 빈정대는 것이 몸에 베여있는 사람이다. 심지어 현 회사에 임원으로 있는 것도 실력 때문이 아니라 대표 백 때문에 앉아있는 주제에 호가호위하는 인간이다. 틈만 나면 분위기 흐리고 다니고, 임원들끼리 있을 때도 직원들 욕을 입에 달고 살던 이 쓰레기 이사를 보다 못 한 대표는 이를 끝내 해고하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되어 회사는 평화를 누리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오래 가진 못 했다.


  그 대표이사는 독실한 개신교도다. 주일성수는 기본이고 술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무지무능한 크리스천이었다. 어느 일요일, 그는 교회에서 '주변에 적을 두지 말라'는 설교를 듣게 된다. 그 말씀을 듣고 고작 삶에 적용한 행위가 겨우 그 폐급 이사를 복직시킨 것뿐이었다. 직원들의 의사는 물론이고 임원들과 논의 한 번 하지 않은 채 자기 마음대로 이사직에 다시 앉혔다. 반성 따위 전혀 하지 않았던 이사는 다시 뻔뻔한 태도와 행동, 말투, 그리고 목소리를 유지하며 출근했다. 직원들은 어제와 오늘이 멋대로 다른 대표의 자세에 실망하고, 또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교회에 실망했다. 


  어설프게 하나님 섬길 바엔 차라리 하나님 없다고 믿으며 사는 게 낫다. 교회생활만 열심히 하고 세상 가운데서 아무런 역할도 못하는 신도들은 그저 도움 안 되는... 교회, 아니 하나님 욕 먹이고 먹칠하는 무지무능한 인간들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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