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러가는 여정
한가로운 2월에 인도 여행할 기회가 생겼다. 인도는 여자 혼자 다니기 쉽지 않다고 해서 여행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여행 떠나기 3주 전, 인도인 친구 슈르티에게 연락했다. 예전에 같은 아파트 살면서 슈르티 아들과 내 둘째 딸을 서로 놀게 하고 집도 오가며 몇 년간 친하게 지냈었는데...... 10여 년 전에 슈르티가 다시 인도로 돌아간 이후론 연락을 안하고 살았기에 너무 오랜만이라 나를 기억할지 궁금했다. 다행히 슈르티는 나를 잊지않고 있었고 너무나 반가워했다.
슈르티와의 첫 만남이 기억난다. 아이들 놀이터에서 자꾸 눈이 마주쳐 내가 말을 걸었다가 친해졌는데 인도인이지만 잘 통하는 면이 많아 같이 광교산에 놀러도 가고 나는 한국 음식을, 슈르티는 인도 음식을 대접하며 지냈다. 슈르티가 해준 인도 전통 음식 짜파티를 내 둘째 아이가 아주 좋아했고 당시에는 아들만 있던 슈르티가 내 둘째를 닮은 딸 낳고 싶어했던 기억이 난다.
슈르티는 한국어를 전혀하지 못했고 나는 영어 회화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 대화를 영어로 하긴 했지만 쉽지않았다. -.- 내 서툰 영어를 경청하며 눈치껏 이해해 준 총명하고 친절한 친구 슈르티. 아마도 아이 엄마라는 공통분모가 있어서 서로 돈독해진듯싶다. 인도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식사 자리에서 슈르티가 내게 선물한 곰돌이 인형은 내가 '셋째 딸'이라고 부르며 늘 거실 한편에 두었었다.
슈르티에게 내가 인도에 3일간 머문다고 하니 3일 내내 시간을 내겠단다. 와, 내게 이렇게까지? 회사를 다니고 있음에도 그동안 연락안하고산 세월이 무색할 정도의 환대에 어찌나 감동했는지! 인도 초행길에 혼자 다니는 건 자신 없어서 염치 불고하고 감사함을 표하고 시간을 넘 뺏어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고는 바리바리 슈르티와 가족에게 줄 선물을 샀다. 부디 슈르티가 좋아해 주길!
이번에 인도 가는 비행기는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목디스크로 힘들어하는 나를 위한 배려인데 와, 비즈니스 좌석은 정말 별천지였다. 널찍한 좌석은 쾌적했고 코스로 나오는 식사는 정말 맛있었다. 애피타이저 3개에 메인 요리 돼지고기(연어, 닭, 돼지고기 중 선택), 치즈와 호두, 포도 후식 이후 생강샤워크림케잌 디저트도 다 맛있었다.
게다가 180도 뉘여지는 좌석이라 목 아플 새가 없었다. 30분 푹 자고 푹 일어나서도 계속
누워있으니 비행기에서 내리고 싶지 않았다는 지인의 비즈니스 좌석 후기에 공감이 갔다. 우롱차를 마시며 김애란의 <안녕이라 그랬어>를 읽었는데 좌석 간 거리가 있어서 조명등을 켜도 옆 사람에게 방해가 안되니 좋았다.
경유지에서 이 글을 쓰는 중. 슈르티를 만날 생각에 설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