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4일(목)]
기사 2건을 송고한 뒤 점심 무렵 호텔 인근의 길거리 재봉사에게 갔다. 일전에 구입한 큰아들 청바지를 조금 줄이기 위해서였다. 재봉사는 뭐가 좋은지 환한 표정으로 일하고 있었다.
청바지를 건네며 주문사항을 설명해줬다. 영어로 말하면서 제스처도 했더니 의사소통은 100% 이뤄졌다. 재봉사 옆에는 친구인 듯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그 남자는 길거리 개 한마리가 오자 비스켓 서너 개를 먹으라고 바닥에 조심스레 던져줬다. 개는 당연하다는 듯 비스켓을 먹었다. 재봉사는 힌디어로 개에게 뭐라고 계속 이야기해댔다. 개가 자기쪽으로 오라는 뜻 같았으나 개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듯했다. 얼마 후 개는 다른 데로 갔다.
재봉사의 일터 부근 보도를 자세히 보니 시멘트와 모래를 이용해 스테인리스 그릇이 안착할 있도록 둥글게 만들어놓은 게 보였다. 그 그릇에는 누군가가 부어놓은 깨끗한 물이 있었다. 길거리 개들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릇 부근에는 누군가가 놓아둔 채소도 조금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 한 마리가 와서 당연하다는 듯 채소를 먹었다. 개는 주인이 없지만 소는 주인이 있다. 소 주인은 주택가에서 소를 키우며 소가 바람도 쐬고 먹이를 알아서 챙겨 먹으라고 일부러 풀어놓은 것같다. 가만이 멈추고 보니 이런 것들이 내 눈에 띈 것이다.
아내가 둘째 아들과 함께 인도 델리의 유명 재래시장인 INA 마켓에 가서 김장용으로 배추 등을 사왔다. 저녁 무렵 배추 10포기를 소금에 절여 대형 비닐봉지에 넣었다.
배추는 한국 것에 비해 4분의 3 크기정도였다. 칼로 갈라보니 대부분 속이 꽉 찬 상태였다.
[2024년 1월 5일(금)]
주5일제 시행에 따라 이날은 쉬었다. 회사 경영사정이 악화함에 따라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번 주부터 전 특파원을 대상으로 주5일제가 실시됐다. 이에 따라 나와 자카르타 특파원은 기존에 해온 토·일 근무 순서를 유지하되 토요일 쉬는 사람은 금토, 일요일 쉬는 사람은 일월을 쉬기로 했다.
경영사정 악화로 뜻밖의 '워라밸'을 구현하게 됐다. 그동안 1주일 7일을 근무하고 다음 주는 5일 근무하는 식으로 해서 '주6일' 근무를 해왔다. 새벽에 일어나 어젯밤 소금에 절인 배추 10포기(20조각)을 씻어 물빼는 바구니에 담았다. 석회가 섞인 수돗물, 정화수, 생수 순으로 씻었다.
배추를 양념과 버물 비닐 용기와 김치 넣을 용기도 씻었다. 아침 식사 후 아내, 둘째 아들과 함께 김장을 했다. 셋이서 금세 끝낼 수 있었다. 1년 동안 먹을 김치를 준비한 것이다.
호텔 프런트에서 월세를 선결제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주문해 먹은 음식 대금의 경우 계약서에 따른 '20% 할인'이 그동안 적용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단 지난 한달간 주문해 먹은 음식에 한해 할인한 가격으로 결제했다. 그 이전에 시켜먹은 음식은 추후 계산해서 위에 보고한 뒤 처리하겠다고 호텔 직원은 말했다.
이어 호텔 부근 렌털회사에 들러 지난 한달치 자동차 임차료를 결제했다. 렌털회사가 그동안 오버타임(1시간당 150루피)을 100루피 더 받은 것과 관련해 10월과 11월치 3천여루피를 차감해 결제했다. 오버타임 요금도 계약서를 제대로 보지 않았다면 속아 넘어갈 뻔했다.
저녁에는 한국대사관 경내에 있는 대사 관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했다. 재인도한인회총연합회 회장 등과 2시간 30분 동안 한국 및 인도 음식, 집값, 인도 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경험 위주로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