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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나양 Mar 20. 2024

부모로서 살아간다는 것

- 아이돌 오디션 준비 학원 방문기 - 

얼마 전 첫째 JOY가 학원 오디션을 보러 다녀왔다. 방과후학교에서 시작한 K-POP댄스에 마음을 붙여 아이돌이 되겠다고 조른지 1년만이다. 



처음에 우리 부부는 진지하지 않았다. 그저 지나가는 마음이고, 지나가는 말이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몇 달이 되고 1년이 넘어가자, 평소 없는 말을 하는 법이 없는 JOY가 이렇게 끈질기게 얘기하는 것은 꺾을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몇 군데의 학원을 알아봤고, 그 중에서도 아이돌 연습생 오디션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학원 두 군데를 같이 가서 오디션을 보고 그 중 한 곳에 다음 주부터 다니기로 결정을 했다. BTS 등 많은 아이돌을 배출한 유명한 학원 중 하나다.



초5인 JOY는 학원에서 어린 편이고, 우리집서 청담동까지 어떻게 픽드랍을 시킬지 난감했다. 그리고 댄스와 보컬 개인레슨비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그것 또한 문제였다. 



다만 이런 모든 결정 가운데, JOY의 소망을 존중해주고 싶은, 가능하다면 끝까지 지원해주고 싶은 이런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란걸까.. 가늠해보게 됐다.



나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인지라, JOY에게 아이돌의 재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천부적인 보컬 음색이라든지, 너무나 유연하고 리듬감 넘치는 댄스실력이라든지, 그런 것이 전혀 없는 JOY에게, 특히 비주얼적으로 이 시대의 아이돌들이 가지고 있는 외모를 가지고 있지 않은 JOY에게, 넌 이러이러해서 아이돌이 될 가망이 전혀 없어!라고 말하지 않고 현명한 부모로서 살아간다는 게 어떤 것일까 고민하고 고민했다.



고민의 끝에.. JOY가 도전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접기보다는... 부딪혀보고, 현명하게 자신의 한계를 깨달아 알아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 안의 또다른 꽃들을 피워나가는 방법을 깨달아 알아 가는 그런 아이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면서.. JOY에게도 도전이지만, 우리 부부에게도 도전인 그런 삶 속으로 우리 발을 한 발짝 내딛었다. 



3년 안에 기획사 오디션 1차 관문 이상 합격하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원장님이 제안하신 시간이다. 나는 절대 합격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너무 힘들고 고된 길을 JOY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JOY가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아프기를 마음을 졸이게 된다. 나는 상처받아도 너는 상처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사랑하는 너를 대하는 나의 마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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