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by 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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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 궁 화 꽃 이 피 었 습 니 다. 길게는 6초. 짧게는 3초

180도만 볼수있는 시선의 한계에서 나머지 180도를 확인하는 게임.

결국 누군가는 걸리고 말지만 그 아슬아슬한 타이밍을 끊어줄 구원자를 뒤돌아 응원하는. 흩어지면 각자의 생존만이 중요한 그 게임에서 나는 참으로 용하게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었습니다.

아마도 그건 그 게임을 느긋하게 관망하는 태도, 혹은 술래의 집중도가 흐려지는 타이밍을 계산하는 나름의 촉 일수도 있겠죠. 그렇다고 끝까지 생존하기 위해 임했던 태도가 옳았다고 보진 않습니다..그저 걸리더라도 과감하고 빠르게 용기 내는 자만이 게임을 끝낼수 있었으니까요.


#2

타인과의 관계에서 종종 상처하여 마음의 문을 열기 쉽지 않은 사람들을 볼때마다 마치 자진해서 술래가 되는 게임을 보는것처럼 안타까울때가 있습니다. 나는 원래 술래였으니 계속 술래가 될래라고 하는것처럼. 그냥 즐기지 그래라는 말을 뱉으려다..양희은의 유명한 말. '그럴수 있어'라는 말을 상기시키곤 하고픈 말들은 삼켜버리곤 했지요.

결국 결심과 선택은 오롯이 그 사람의 몫이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틀에서 그가 행복하다면 그만이니까요.

오히려 나의 관망하는 태도와. 나의 몇마디 어설픈 제스처가 그 사람의 삶을 흐리지 않기를.

다 큰 어른들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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