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쿠크다스에게.

(세상의 악으로 부터 나를 지키기)

by 지율

세상에는 많은 꼰대들이 존재한다.

지금도 내옆에 내앞에 내뒤에 늙은 꼰대, 젊은꼰대, 거기다 어제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엄마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린 꼰대까지.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들을 피하기란 불가능하기에 비사이 막가보다 더 빠른 선택적 기억상실과 생각없는 말들에 무심해지는 멘탈이 필요하다.

올해 발령을 받아 내 옆자리에 앉은 동료는 덩치가 커다란 남자 어른으로 엄마의 결혼잔소리를 아침부터 듣는..내가 아는 가장 거대한 쿠크다스에 속한다.

잠깐 지나치는 사람들의 농담반 진담반에 한시도 쉬지 않고 땀을 뻘뻘흘리며 받아치기 고군분투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이야기했다.


'그냥 흘려들어. 이쪽으로 들어와서 저쪽 귀로 나가면 너의 안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숨쉬기 편해'

그는 이야기했다. '저는요. 그런 말들을 반사로 쳐내지 않으면 집에가서 잠이 안와요'

왠지 그에게 맞는 거대한 반사공격을 알수있는 전신거울을 선물해주고 싶을정도로 마음이 짠 해온다.

잘 부러지기 쉬운 멘탈을 가진 쿠크다스들은. 포장지를 뜯을때도 쉽게 부서지는 모서리 부분처럼.

얼굴부터 그의 감정이 다 드러난다.


그래서 대개의 쿠크다스들은 거짓말을 못한다.


정신적으로 예민한 거대 쿠크다스의 최대 강점은 본인의 상처를 잘 알기에 상대적으로 아주 큰 배려심을 가지고 있다는것이다.

새로 들어오는 그리고 타 부서에서 오게 되는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수있도록 두달 앞섰다는 이유로 배트맨의 집사처럼 자진해서 행동하거나. 본인이 피곤할법한 일들을 척척 돕는 그는. 사회초년생으로 어려웠던 자신의 모습을 돌보는것같아 인간적인 그래서 사람 냄새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좀더 챙겨주는 후배이자 동료이기도 하고..


언젠가 그도 시간이 지나면. 단단한 다이제스티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그게 쉬운게 아니라면..

까짓. 자기 인생 남들을 위해 사는게 아닌데.

굳이 의미없는 말들과 시선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맛있는 쿠크다스의 생을 포기 하지 않길 바란다.

그래도 어쩔수없이 부러져야한다면 그땐 과감히 부러지길 바란다.

어짜피 한번 부러지는 인생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