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결혼하지 않는가.

비혼? 그게 뭔데?

by 지율

나는 77년생이다.

도저히 알수없는 세대라서 X세대.

서울대 인류 연구소에 1974년에서 1983년까지 정의되어 있다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나라가 고도의 성장을 하고있었으나 나라 전체가 아직은 가난하여 서까래를 올리는 일에 집중하던 때였고. 우리 부모님세대는 근면과 성실. 몸을 잘 움직여야 잘 먹고 잘 사는 세대였기에 열심히 벽돌을 날랐다.

그들이 만들어 놓은 집에서 우리는 뉴키즈온더블럭에 스탭바이스탭을 듣고 조셉이 내 남편이네 니 남편이네 실갱이를 했다. 서태지처럼 머리를 자르고 한쪽눈으로 다니며 염색을 했다.. 015B를 들으며 첫사랑을 추억했고.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학주의 눈을 피해 무한궤도 음악을 들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그 중간언저리쯤 우리 77년생 뱀띠는 똬리를 틀고 좀 다른 아우라를 가지며 온다는 세기말 어느 때를 기다리고 기다렸다.


나이를 철없이 먹고 첫 직장을 잡아 돈을 벌고 그돈으로 술을 마셨다.

어느날 나의 윗세대의 누군가가. 집에 초대를 했다.

그녀의 집에는 커다란 달마상이 있었는데. 집 곳곳이 그녀의 독특한 취향을 그대로 발효시킨 듯 좋은 향내가 났다.

그때 나는 물었다.


당신은 왜 혼자사는가.


그녀가 말했다

'내가 언제 행복할까. 생각했다.

남자랑 있어야 행복한가? 아니.

여자랑 있어야 행복한가? 그것도 아니

그럼 고양이랑? 강아지랑?


그때 깨달았다. 나는 나 혼자일때 행복하구나'


그녀는 실제로 혼자 살았고 혼자 행복했고 지금도 그러고있다.



그렇다면 나는 왜 혼자 사는가.

생각해보면 나는 참 이기적인 유전자를 타고났다.

어릴때부터 하고싶은것, 가지고 싶은것은 바닥을 굴러서라도 해야했으니 말이다.

왠만한 욕은 그시절 다해본것 같다. 동생을 낳아주지 않으면 개라도 낳아달라고 엄마에게 말했을정도니 말 다했다.

8세부터-13세까지 우리 동네 골목대장을 6년이나 해먹으며 사내애들 뺑뺑이를 돌렸기에 남자아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그때부터 좀 하락한것도 있겠지만.ㅋ

(아무튼 그시절은 윗동네 더 사나운 가시내의 등장으로 끝이 났다)


근본적으로 들어가보자.

우선 내 자신이 확장되는것에 대한 불안함이 기본적으로 깔려있었다는것은 인정한다

누군가의 아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며느리, 누군가의 누군가가 된다면.

끝까지 나로 살다 나로 가고 싶은 계획이 어긋날것이 분명했다.

그 바탕에 82년생 김지영이 고릿적부터 지금까지 앞으로 뒤로 살아 숨쉬고 내 주변에 있다는 것도 커다란 이유였다.


생긴건 예쁘다 말못하지만. 귀욤상에 기럭지며 생김새는 그럭저럭 봐줄만 하여 소싯적엔 인기가 좀있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리 훌륭한 유전자를 타고 나지 못했다.

부모를 선택할수없는 인류학상. 나의 2세에게 좀더 우월한 유전자를 줄수없다는것

또한 애석한 부분이었기에. 원망을 듣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의 변덕을 참아내기엔. 내가 좀더 변덕스러웠고. 자유분방한 성격도 한몫했다.


결혼을 하든 하지 않든간에. 모든 선택은 내가 오롯이 결정하는것이다.

그럼으로 나는 기혼이든 미혼이든 그들의 불평불만을 잘 듣지 않고 믿지 않는다.

모든 결과는 과정이 있는것이고. 타의반이든 자의반이든간에. 방향을 정하는것은 당신이었기 때문에.


그때의 그녀와 나의 다른점은.

나는 독신주의가 아닌 결혼을 택하지 않은 비혼이라는것이다.


애인도 있고 고양이도 두마리 있다.

누군가와 사는것은 불편하지만 더불어 사는것에 중요성을 인식하고있다.

디지털 문명에 MZ세대에 살고있지만 그들에게 꿀리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알수없는 X세대이기 때문이다.


당신이 결혼하여 뭐가 그리 좋은지 이야기하는것처럼(인정한다 당신은 행복하다)

혼자 사는것이 뭐가 그리 좋은가 물어본다면 밤을 샐수있다.


결국 모든 만물은 시작과 끝이 동일하다.

어떠한 형태로든 행복하기위해 이세상에 왔으니 말이다.


그러니. 당신도 나도.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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