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16. 예상치 못한 경쟁자들

자만의 대가

by 한승재

## 자신만만했던 면접 준비


나는 이미 신설학교 경험이 있어서, 공모서는 대충 작성하고 면접 준비도 크게 하지 않았다. 왜냐? 자신감이 충만했기 때문이지! 그런데 항상 위기는 겸손하지 못하고, 자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최근 신설학교 행정실장 공모에 응시자가 없어서, 당연히 내가 공모한 학교도 응시자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자만이 하늘을 찔렀다! 30분 전, 여유로운 도착.


그래도 면접 장소에는 일찍 나가자 마음먹고, 30분 전 총무과 옆 대기 장소인 인사위원회실로 도착했다. 막상 도착하고 보니 아직 나 혼자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인사팀장님이 쑥 들어오시는 것이다!

현 인사팀장님은 7~8년 전에 같은 총무과에서 근무한 분이셨다. 마침 나를 알아보시고는...


"하나도 안 변했네요! 신설학교 힘들지 않아요?"

속으로 '어라! 나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네!'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신설학교가 힘들긴 하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습니다."

역시 과감한 거짓말로 대답한다.

솔직히 신설학교는 힘들고 재미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재미있다고 해야지 않겠는가?


##충격적인 대이변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대이변이 일어났다!

2023년 9월 1일 자 신설학교가 총 2곳인데, 나 포함 4명이 면접을 보러 온 것이다! 그런데, 1명은 젊은 분이라 어느 곳을 지원하더라도 상관없어 보였고

문제는 연식 있어 보이는 분이 2분이 더 계셔서, 순간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등록서를 확인해 보니... OMG!!

내가 응시한 신설학교(아라초등학교) 행정실장으로 나 포함 총 3명이 지원한 것이다!


##강력한 경쟁자들의 등장


경쟁자를 분석하면, 1번 경쟁자는 나보다 훨씬 선배님이며 현재도 행정실장으로 계신 분이며, 2번 경쟁자는 현재, 교육청 복지재정과에서 근무하시며 역시 나보다 선배님이시다. 지금 계획에 엄청 차질이 생기는 순간이다! 왜냐하면 나도 교육청에 근무해 봤지만, 교육청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학교로 나갈 시 조금이라도 배려를 더 받기 때문이다. 더욱이 편한 학교도 아니고 그 어려운 신설학교로 간다고 하면 거의 100% 합격 아니겠는가? 그리고 다른 신설학교(한*초등학교)는 행정실장 공모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었다.


##절망적 상황 인식


순간에 많은 생각이 오고 갔다. 이건 면접 잘 보고 못 보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거의 불합격이 확실 시 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합격자 후보(복지재정과 담당 주무관님)의 표정에는 여유로움이 가득해 보였다. 현실적 고민들이 밀려왔다. 와이프가 아직도 야간근무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내가 학교로 발령을 원다면, 원하는 대로 보내줄 수 있을까? 면접이 시작되기도 전에 고민이 들었다.


경쟁상대 분들도 나한테 어디서 근무하냐고 여쭤보시길래, 나는...

"공모를 통해 현재 신설학교 근무 중이고, 저하고 일이 잘 맞는 것 같아 재차 도전하게 되었다"라고 하니, 경쟁자 두 분들도 조금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이셨다. 다들 자기밖에 지원자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나는 면접 순서가 마지막이었으며, 막상 면접장소에 들어가 보니 다행히 아시는 분이 1분 계셨다. 그런데 그 아시는 분이 나에게 오히려 날카로운 질문을 하시는 것이다!

"신설학교에 또 가면 지루하지 않나요?"

이건 정말 떨어 뜨리려고 작정한 것 같다!


그러나, 침착하게 대답한다. "신설학교는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항상 긴장의 연속이며, 심지어 학기 중에도 학급을 신설하기도 합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주시면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잘 살려 신설학교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약발이 먹히지 않는 것 같다.

다른 심사위원님들도 2회 연속 신설학교 응모에 부정적인 뉘앙스의 질문을 많이 하신 걸로 기억한다.


## 억울함의 절정


면접을 끝나고 나오는 길에 너무 억울했다.

그렇게 좋은 곳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고생하러 간다는 사람에게, 오히려 칭찬해 줘도 부족할 판국에! 다른 일 하기 싫어서, 두 번이나 신설학교 가는 사람으로 취급한다는 게 정말 어이상실이었다.

불합격은 기정사실이며, 교육청 근무를 피할 수 있는 다른 플랜을 가동해야 했다. 자신만만했던 재도전이 이렇게 무너질 줄이야...

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아무리 경험이 있어도, 아무리 노하우가 있어도, 겸손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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