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17. 드림팀 캐스팅

전략적 인재영입 1

by 한승재

## 겸임근무의 아픈 경험


인천해든초등학교(검단 2초)에서 1년 6개월 정도 근무할 때쯤, 아직도 신설학교 운영이 한창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 옆 블록에 위치한 신설학교(검단 3초)의 행정실장 공모자가 없어서 한 달 동안 겸임행정실장으로 발령받게 된 적이 있었다. 아, 복잡하다!

신설학교 행정실장인데 또 다른 신설학교 겸임행정실장! 겸임행정실장이라고 대충 해줄 수도 없다.

이렇게 고생을 많이 했음에도 막상 내가 가려고 하는 신설학교 면접에 구박을 받고 오니 정말 기분 다운 정도가 아니라, 욕만 나오는 상황이다. 한 달 동안 무보수로 사업자등록증 개설부터 관인 업무, 책걸상 구입, 시스템 구축까지 모든 굵직한 업무들을 처리했는데 말이다.

같이 근무하고 있는 교장선생님께 "면접을 보고 왔지만 쟁쟁한 선배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어려울 것 같다"라고 말씀드리니...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 선배라도 실장님만큼 신설을 잘 알 수 있을까요?"

도움 1도 안 되는 격려를 해주신다.


## 생명줄 같은 전화


그런데,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다.

평소에 나를 아껴주는 김영수 선배님께서 면접을 잘 보고 왔는지 안부차 전화를 주셨다. 상황에 대해 말하니 많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한다. 이유는 같이 면접 본 주무관님이 교육청 내 아시는 분이 많아 그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 나도 더 이상 신설학교의 미련을 버리기로 했다. 그런데 김영수 선배님은 현재 연수 관련 업무를 하고 계시는데, 나에게 생명과도 같은 동아줄을 선물해 주셨다!

"현재 핵심인재 역량 6개월 교육과정이 있는데, 모집결과 미달이 나서 다음 주까지 신청 가능하도록 한 주 연장할 예정이니, 최종 합격자 발표 결과 보고 여기 신청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해 주시는 것이다.


## 운명의 반전


자, 이제 운명의 합격 발표의 날이다.

와! 근데, 또 이건 무슨 경우인가?

다들 아시겠지만 내가 극적으로 합격하였다! 쟁쟁한 선배님들을 제치고!

이렇게 또 일하라고 할 거면서 왜 그렇게 면접은 가혹하게 하셨는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기왕 또 시킬 거면 "고생 많다! 잘 부탁한다!" 이렇게 나와야 하지 않나?


18.png 2번째 신설학교 공모 최종합격자 알림 공문



## 드림팀 구상의 시작


기적적으로 또 한 번 부활한 나는 김영수 선배님에게 전화하여 덕분에 합격하였음을 알려드렸고, 선배님도 많이 기뻐해 주셨다. 아! 이제 겸임근무 하기까지 3주 정도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금부터 무슨 일을 해야 할까? 자료나 또 정리하고 있어야 할까?

아니다! 신설학교 2년을 경험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바로 핵심인력 확보 유무다.

서로를 배려할 줄 알고, 자기 업무에 대해 책임질 수 있으며, 업무에 대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해야만 신설학교 일을 손쉽게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경험한 바 있어서, 신설학교에서 같이 근무할 사람,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함께 노력해 줄 사람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 첫 번째 캐스팅

첫 번째 캐스팅해야 할 사람은 시설관리실무원님이었다.

해든초등학교에서 정기발령으로 근무한 시설주무관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2번 정도 휴직을 하셨고, 병가도 많이 신청하셔서 공석이 된 때가 많아 정말 많이 힘들었다. 공석기간에 급하게 3개월 정도 채용할 수 있는 분이 필요해 옆 학교에서 시설관리주무관모임 총무로 근무하시는 분께 전화해서, "좋은 사람 있으면 추천해 달라"라고 부탁을 드렸다.

다행히 총무님이 두 분을 추천해 주셨는데, 한 분은 학교 경험이 일절 없으시고 한 직장에서만 35년 근무하신 게 전부인 분이었고, 다른 분은 학교의 시설관리 경험이 많은 분이었다. 이렇게 두 분 중에 선택해야 했다.


## 파격적 선택의 이유

나는 시설관리라는 자리는 실력보다 성실함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파격적으로 경험도 없는 분을 선발하였다. 왜냐하면, 사기업에서 35년 근무한다는 게 쉬운 일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성실함과 능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채용 결과는, 대박!

이렇게 열심히 해주시고 성실하게 근무해 주신 분을 아직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정말 대박이었다. 그분도 퇴직 후에 몸을 움직이면서 시설관리 하는 게 꿈이라고 말씀하셨다. 최고의 적임자를 뽑은 것이다!


## 전략적 캐스팅 작업 개시


그리고 나는 바로 캐스팅 작업에 들어갔다.

"주무관님, 제가 신설학교에서 다시 한번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 혼자는 너무 어렵고 힘이 듭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랑 같이 신설학교에 근무하시면서 저를 도와주실 수 있으실까요?"

조심스럽게 여쭤보았다.

캐스팅 결과는?

"실장님이 저에게 기회를 또 주신다면 신설학교에 가서도 열심히 돕겠습니다."

아, 정말 너무 고맙고 감사했다!


## 교육청과의 협상, 그리고 강력한 엄포


그리고 나는 바로 교육지원청 인사팀 담당자에게 전화했다.

"신설학교에서는 시설관리 일이 너무나 중요하니, 아무나 와서는 절대 안 된다. 내가 한 번 경험해서 안다. 사람을 채용해서 갈 테니 신설학교 시설주무관 자리는 결원으로 유지해 달라"

담당자 반응은, "그건 어렵다"라고 한다.

나는 다시 엄포를 놓는다. "그래? 그럼 교육청 들어가서 과장님께 부탁드리겠다. 과장님이 안 되면 국장님께 말씀드리겠다. 신설학교 업무를 열심히 하겠다는데 이것도 하나 못 들어주나?"

추후 담당자는 과장님과 협의 후에 결원으로 유지하겠다는 답변을 주었다. 오케이 콜! 캐스팅 1명 완료!

이제 드림팀의 첫 번째 멤버가 확정되었다. 경험과 노하우가 쌓인 이번에는 정말 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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