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 시인
SNS로 달려온 40년, 황소걸음 나이테만 한 가득이다
자음+모음, 쉼표+물음표 하나 합해서 대충 스무 글자다
혹시, 내 친구 버미 아니니? 부끄러워 삐죽 고개를 내민다
냅다 급한 성질 통화버튼 클릭한다
내다 도수야! 니, 이도수 맞지? 중학교 절친 청성 이도수? 맞나?
니는 청산 버미, 맞다, 내 이도수, 청성, 버미, 네 친구, 이도수다
송골송골 탱탱탱 포도 알이 익어가는 옥천장터 열리는 날이다
하늘 한번 올려다본다
아련한 청산 땅 청성고을 추억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파노라마에 펼친 시커먼 두 아이는
누가 볼까 봐 허겁지겁 욱여넣던 도시락만 가득가득하다
까마득한 어느 골목길에 그립고 보고파 곰삭은 불알친구다
개미 눈물만큼 막걸리 한 사발 되어 홀로 많은 세월에 끌려가다 보니,
허리가 휘어지고 등짝은 구부러지니 눈마저 어두침침하다
울렁대는 까까머리 시절 투닥투닥 김칫국물 흘러가며 먹던 그 도시락 속엔
혼돈의 운동장 소리 없이 걸어주던 추억마저 탁탁 휘저어 버린다
인자, 보름달 가득 차면 켜켜이 쌓인 이야기보따리 풀어보세나 이도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