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물질 Basic 5: 암흑물질 탐색의 최전선 3곳

by 사우스파크

암흑물질 직접탐지의 현주소

암흑물질이 우주 물질의 약 25%를 차지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전 세계 물리학자들은 지하 깊숙한 곳에 정교한 검출기를 설치하여 암흑물질 입자가 일반 물질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미약한 신호를 포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암흑물질 직접탐지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세 가지 대표적인 실험실과 그들의 흥미진진한 사례들을 살펴보겠습니다.


1. 이탈리아 그랑사소 DAMA/LIBRA 실험: 20년간의 논쟁

실험 개요

위치: 이탈리아 아펜니노 산맥 지하 1,400m, Gran Sasso National Laboratory (LNGS)

검출 방식: NaI(Tl) 섬광체 결정 25개 (각 10kg)를 5×5 배열로 구성


핵심 주장: 1995년부터 시작된 관측에서 매년 반복되는 연간변조 신호를 발견했으며, 이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암흑물질 흐름에 대한 상대속도가 변화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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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A의 독특한 발견

DAMA 협력단은 총 2.46 ton·년의 노출량으로 2-6 keV 에너지 영역에서 12.9σ의 통계적 유의성으로 연간변조 신호를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신호는 6월에 최소값을, 12월에 최대값을 보이는 특징적인 패턴을 나타냅니다.


과학계의 뜨거운 논란

하지만 이 결과는 물리학계에서 극도로 논쟁적입니다. 다른 여러 암흑물질 실험들이 제논, 실리콘, 저마늄 등 다른 물질을 사용한 검출기에서 유사한 신호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일화: DAMA 팀의 리타 베르나베이(Rita Bernabei) 교수는 다른 실험들의 부정적 결과에 대해 "실험적, 이론적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호환성의 여지가 있다"며 자신들의 주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원시 데이터나 분석 방법을 공개하지 않아 과학계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분석 방법 논란

2020년 이탈리아의 이론물리학자 다리오 부타초(Dario Buttazzo)는 DAMA의 분석 방법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간 평균값을 빼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때, 배경 신호가 장기적으로 상승하거나 하강하는 경향이 있다면 인위적으로 연간 변조 신호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미국 LUX-ZEPLIN (LZ): 세계 최고 민감도의 WIMP 사냥꾼

실험 시설

위치: 사우스다코타 주 샌포드 지하연구소 (SURF), 지하 1,500m (옛 금광)

검출 방식: 7톤의 액체 제논을 이용한 이상 시간투영챔버(TPC)

특징: 외부 액체 섬광체 검출기를 포함한 보조 검출기들이 원치 않는 배경 사건들을 효과적으로 제거하여 중앙 영역에서의 배경잡음을 대폭 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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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세계 기록 달성

LUX-ZEPLIN 실험은 2025년 7월 1일 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된 최신 결과에서, 280일간의 실시간 데이터 수집을 통해 4.2 톤×년이라는 기록적인 노출량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9 GeV/c² 이상 질량의 WIMP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탐색 결과를 제공했습니다.


비유로 설명하면: LZ의 부물리조정자 스콧 크래비츠(Scott Kravitz) 교수는 "암흑물질 탐색을 보물 찾기에 비유한다면, 우리는 과거 누구보다 거의 5배 깊이 파고들었다"며 "이는 백만 개의 삽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도구를 발명해서 해내는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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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7_004405.png 이탈리아 DAMA여 안녕~~!




DAMA와의 대조적 결과

LZ 실험은 DAMA가 주장하는 연간 변조 신호를 포함하여 WIMP 신호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으며, 이로써 WIMP가 DAMA 신호의 원인이라는 가능성은 더욱 부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

LZ 실험은 2028년까지 총 1,000일치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며, 현재까지의 성과는 "LZ가 할 수 있는 일의 표면만을 긁어본 것"에 불과하다고 연구진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3. 한국 예미랩(YEMI Lab): 아시아의 암흑물질 연구 허브

시설 현황

위치: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신동읍, 예미산 지하 1,000m
시설 규모: 총 실험 가용면적 3,000㎡, 15개 이상의 독립적 실험공간
준공: 2022년 10월 5일
투자 규모: 약 308억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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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접근 경로와 시설

예미랩은 한덕철광의 기존 갱도를 활용하여 구축된 독특한 지하실험실입니다. 연구자들은 4인승 승강기로 수직 600m를 내려간 후, 기울기 12도의 진입터널 782m를 추가로 이동해야 실험실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 안전에 대한 배려: 예미랩에는 40명이 72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대피소가 설치되어 있어, 지하 깊은 곳에서 작업하는 연구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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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실험 프로그램

COSINE-200 실험

100kg의 요오드화나트륨 결정체를 사용하여 WIMP 입자 탐색을 수행합니다. 이는 DAMA 실험의 직접적 검증을 목표로 하는 업그레이드된 버전입니다.


AMoRE-II 실험

22kg의 몰리브데넘-100 결정을 사용하여 중성미자 없는 이중베타붕괴 현상을 관측하려는 실험입니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 중성미자가 마요라나 페르미온임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NEON 실험

최근 시작된 혁신적인 실험으로, 상용 원자로를 활용하여 가벼운 암흑물질을 탐색하는 세계 최초의 시도입니다. 전남 영광 한빛원자력본부에 설치된 검출기를 통해 원자로에서 생성되는 암흑광자와 가벼운 암흑물질을 탐지하려고 합니다.


예미랩의 현재 발전 단계

2022년: 시설 준공 및 장비 이전
2023년: 본격적인 연구 시작
2024년: COSINE-100 실험으로 DAMA 신호 반박 성공
2025년: COSINE-200, AMoRE-II 등 차세대 실험 본격 가동


예미랩은 양양 지하실험실에서 20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DAMA 미스터리 해결은 한국이 암흑물질 연구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입니다.


� 역사적 의미: 한국 연구진이 25년간 지속된 국제적 논쟁을 해결한 것은 단순한 연구 성과를 넘어 한국 기초과학의 역량을 세계에 증명한 사건입니다.


미래 전망

예미랩은 암흑물질 탐색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달 탐사 로버 개발, 우주 작물 재배 연구 등 저방사선 환경과 폐쇄된 공간이 필요한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어, 명실상부한 종합 지하연구시설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세 실험의 현재 상황과 미래

현재 상황 요약

DAMA: 25년간의 주장이 미국의 연구진에 의해 반박됨

LUX-ZEPLIN: 세계 최고 민감도로 WIMP 탐색 계속, 아직 신호 미발견

예미랩: 다양한 접근법으로 암흑물질과 중성미자 연구 동시 진행


암흑물질 연구의 현재 위치

현재까지 어떤 실험도 WIMP의 직접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암흑물질이 예상보다 훨씬 탐지하기 어려운 존재이거나, 기존의 WIMP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 과학자들의 솔직한 고백: 예미랩의 한 연구위원은 "우리 연구진은 예미랩에서 암흑물질을 최초로 발견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즐겁게 연구에 임한다"며 "훈장이나 명예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의 시작, 우주의 기원을 찾는 여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결론: 끝나지 않은 우주의 미스터리

암흑물질 탐색은 인류가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수행하는 가장 도전적인 연구 중 하나입니다. 비록 지금까지 결정적인 발견은 없었지만, 각 실험은 암흑물질의 특성에 대한 제약 조건을 점차 좁혀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예미랩이 DAMA 미스터리를 해결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나올 수 있습니다. 암흑물질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 우리의 우주관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날까지 전 세계 과학자들의 치열한 탐색은 계속될 것입니다.


"사막에서 특별한 모래 한 알을 찾을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가능성 0%가 아니면 불가능이 아니다. 희박한 가능성에 도전하는 사람들, 과학자들이다." - IBS 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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