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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에마 Sep 11. 2024

할아버지와 강아지 유모차

삶은 변한다, 그리고 우리는 받아들인다

며칠 전, 강아지와 함께 공원 산책을 나갔다가 눈길을 끄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것은 머리가 하얗고 구부정한, 한눈에 봐도 연로해 보이는 할아버지였다. 그 할아버지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고, 손주와 산책을 나왔나 보다 생각하며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기던 중 눈에 들어온 것은 유모차 속에 있는 강아지였다. 


할아버지는 강아지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도 모르게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봤다. 처음엔 조금 낯설고 의아했다. 


어? 할아버지가 강아지 유모차를? 강아지 유모차는 할머니의 소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머릿속에 찡— 하고 울리는 경고음이 나를 흔들었다. 


"어? 이거 내 편견인가? “   

  



고정관념과 편견의 발견


유모차를 밀며 강아지와 산책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그런데 할아버지라니? 순간 조금 어색하다고 느꼈다. 


왜 나는 그 순간에 어색하게 느꼈을까? 


그동안 내가 이런 상황에서 은연중에 성별과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구나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나는 편견이 없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살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강아지 유모차를 밀고 가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내가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고정관념이 툭— 하고 터져 나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나름대로는 그런 편견에 자유롭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많은가 보다.   

  



개방적이고 유연한 삶의 태도


그 할아버지를 보며 내 속에서 무언가가 새롭게 깨달아졌다. 


편견이라는 게 이렇게 은근히 스며들어 있는 거구나. 강아지 유모차와 할아버지라는 조합을 보고 처음엔 어색해했지만, 왜 할아버지는 안 된다는 거지? 그분은 오히려 참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변화를 받아들이는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깨다


나이가 든다는 건 변화를 수용하기 힘들어지는 과정이라고 여길 때가 많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보다는 익숙한 것에 머물고 싶어지기 마련이니까. 


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전형적인 '나이 든 사람'의 틀을 깨고 있었다. 


나이가 들었어도,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워 산책하는 모습에서 나는 그분의 여유와 삶의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전통적인 역할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삶의 변화와 새로운 시각


내가 그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것은,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고, 익숙한 틀에 갇히기도 한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는 그 모든 걸 깨고 있었다. 그분의 행동은 말로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아주 명확한 메시지를 내게 던졌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마라.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삶은 계속해서 새로워질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에 적응하는 건 쉽지 않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문화, 그리고 새로운 생각들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을 때, 우리는 종종 그 변화에 대해 '너무 빠르다', '낯설다'라고 느끼며 거부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삶이 풍요롭기를 원한다면 생각을 유연하게 하며 그 할아버지처럼 변화를 받아들이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개방적인 마음으로 살아가는 태도가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변화를 수용하며 사는 법


그 할아버지는 그저 강아지 유모차를 밀고 산책하고 있었을 뿐이다. 모습을 내가 흔들렸다. 


"나는 내 편견에 빠져 있지 않다"라고 생각했던 내가, 바로 그 편견 속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편견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바로, 나도 할아버지처럼 변화를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 할아버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은 늘 변한다. 그 변화 속에서 여유를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이다.


강아지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낯설었다면, 그것은 내 편견 때문이다. 그 낯섦 속에서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각을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삶의 유연성과 개방성을 배우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볼까 한다. '왜 꼭 이래야 한다고 생각하지?'이다.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이 얼마나 무의식적으로 스며들어 있는지, 그 편견이 우리 삶에 얼마나 많은 제한을 두고 있는지 자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강아지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할아버지를 보고 나는 내 편견을 발견했고, 그분은 나에게 자유로운 사고와 개방적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주었다. 


결국, 삶은 이렇게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변화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내 편견을 깨달은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더 성장하였을 것이다. 변화와 낯선 것에 마음을 열고 살아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그 할아버지처럼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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