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꼴라 같은 사람

by 걷는사람

루꼴라 같은 사람으로 살면 좋겠다. 요리의 메인은 아니지만 넣으면 메인요리를 풍성하게 해주고 약간 쌉싸름한 맛이 음식에 풍미를 더해준다.


루꼴라는 고기나 생선 같이 그 자체가 주인공이 될 정도의 무게감도, 영양소도 풍부하진 않다. 파스타나 빵, 국수면, 밥 같이 양껏 먹을 수도 없다. 누군가의 서브에, 배경으로 들어가서 더 큰 역할을 한다. 안 들어가면 왠지 섭섭하고, 들어와있으면 다른 메인요리를 돋보이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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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요리도 루꼴라 이름을 딴 요리는 없다. 마치 양조간장이나 깨소금, 들기름, 짜자이처럼 양념이나 밑반찬 같은 애들과 같이 취급되는것 같아 좀 섭섭하기도 하다. 그러나 루꼴라는 결코 그렇게 사소한 아이는 아닌 것이다. 주인공은 아니어도 내가 들어가면 생기를 불어넣고 주인공을 한층 더 빛나게 하고, 요리 전체를 풍성하게 해주는. 나 자신만으로도 고유하고 쌉싸름한 특성이 있으면서 남도 돋보이게 하는...


나 자신이 고유하고 특성이 있는것 까지는 좋은데 그것이 지나쳐 다른 것과는 어울리기 어렵거나 다른 요리의 맛도 죽여버리는 재료도 있다. 살면서 주변 사람들이나 내가 속한 조직,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남과의 비교는 어쩔 수 없다. 어떨때 내가 우월하게 돋보이기도 하고, 어떨땐 열등하게 밟히기도 한다. 주인공이 되면 좋겠지만 그런 드문 경우조차 사실은 숱하게 많은 이들이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이름도 없는 배경역할을 하다 사그라졌다.


주인공이 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꼭 필요한 사람이면 그것도 좋다. 루꼴라, 민들레 씀바귀, 앵초, 고수 같이 저혼자 주인공은 못되어도 남을 돗보이게 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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