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로서 겪은 행정 불편을 시장이 되어 바꾸다
미셸 우는 미국에 온 대만 유학생 부모에게서 태어나 시카고에서 자랐다. 하버드대에 진학하며 보스턴에 처음 왔다. 미국 수능인 SAT에서 만점을 받고 하버드대 경제학과에 진학했으며 대학 졸업 후 조현증에 걸린 모친을 돌보는 과정에서 미국 관료제에 염증을 느꼈다고 한다.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를 홀로 간병하면서 미셸은 스무살 무렵에 동생의 법적 보호자가 되기도 한다. 가난한 소녀가장이었던 셈이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후 변호사로 활동하던 중 2013년 보스턴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 당시 로스쿨 교수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인연을 맺는데, 이 인연을 계기로 워런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일하기도 한다.
남편과 두 아이가 있는데, 보스톤에서 남편과 미셸이 어머니를 간병하면서 좁은 아파트에서 같이 동거동락랬다고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1822년 시장을 뽑기 시작한 이래 근 200년만에 최초로 여성이자 아시아계가 시장에 당선됐다. 대만계 이민자 2세인 미셸 우 후보(36)가 보스턴 시장으로 당선된 것이다.
CBS는 “최근 10년간 보스턴의 전체 인구는 9.7% 증가하는 가운데 백인 비율은 다소 줄어들고 아시아과 히스패닉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며 “몇 년 전부터 시의회에 여성과 유색인종이 늘어나는 등 다양성이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사실 2013년 시의원으로 당선된 후 임기 중에 유의미한 정책을 실현시켰다. 시의원 임기중 단기 임대 규제, 비닐봉지 금지 조례, 보험사의 트랜스젠더 차별 금지 조례등을 제정했다. 2021년 시장 선거 캠페인에서도 보스톤 시 임대료 안정, 대중교통 무료 시스템, 저소득층 복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보스턴 그린 뉴딜', 거주 안정을 위한 '임대료 통제', 젠트리피케이션 제한 등 진보적 공약 내세웠다.
이민자 계층 등 특정 그룹의 인구구성과 지지도 무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아시안 이민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오면서 미국 사회에 대한 소속감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미 유권자 중 아시아계는 5%(약 1100만 명)에 불과하다. 투표율도 20%에 머무르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서 아시아계 투표율이 40%를 넘으며 유색인종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그 결과 백악관을 비롯해 각 주마다 아시아계와 소통하기 위한 위원회가 생기고 있다고 한다. 미셸 우가 2013년 시의원이 된 후, 점차 여성, 유색인종이 늘어 나중에는 시의원 13명중 6명이나 유색인 여성이었다.
우 시장은 자신의 멘토인 워렌 상원의원원 처럼 혁신적 아이디어를 정제된 방식으로 전달한다. 시의원 선거운동 할 때 운동 중간중간에 갓난 아이 모유수유까지 했다고 한다. 특히 가정, 빈곤, 이민 문제는 남일이 아니었다.
즉 그녀는 정체성이나 인종 보다 늘 정책을 우선한다. 그리고 행정, 시정은 직접 대면소통의 기회를 늘리면서 추진되는 것이 좋다. she prefers to talk policy over identity. City governance boils down to “the chance to have face-to-face conversations.” 특히 1950년대 이래 보스턴 시의 인구는 계속 감소중이다. 미셀 우 시장은 주택문제 해결이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Everything “starts with housing,” she said. 보스톤시 소득 중간값이 9만불, 즉 1.1억이 넘지만 인구의 1/5가 빈곤층. 임대세가 높고 집주인들은 적정한 보호를 요구한다.
일이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지
세세한 디테일까지 알아야만
진전을 이루고 일이 되게 할 수 있어요
우는 공직업무를 할때 이런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일이 어떻게 실제로 작동하는지 세세한 디테일까지 알아야만 일이 전진하고 되게 할 수 있어요. ”“You can only make progress and get things done when you get into the details of how things actually work.”
또한 행정업무, 정책수립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제대로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If we want to grow as a city, sustainably, we have to get the basics right.” [2024, The New Yorker]
정책을 추진하는 동안, 양측에서 친구도 얻고, 적도 얻다. 좌파로부터는 우 시장이 보수파와 타협을 한다고 비판받고, 보수파나 부자들로부터는 우 시장이 급진적인 것은 아닌지 의심받는다.
2022년 코로나가 한창일 때 우 시장은 백신 의무규정을 강화했는데, 이에 대해 백신의무화를 반대하는 주로 백인 부유층들이 매일 비난을 쏟아냈고, 우 시장의 생일엔 , “Happy birthday, Hitler.”라는 조롱도 했다.[2024, The New Yorker]
다인종사회 미국에서도 보스톤 시장직은 백인 남성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번 2021년 시장선거는 시작부터 달랐다. 정치평론지 더힐은 “이번 시장 선거는 시작부터 역사적인 선거를 예견했다”면서 “미셸 우 뿐만 아니라 예비선거 선두에 섰던 주요 후보 4명 모두 유색인종이자 여성이었던 점부터 의미 있었다”고 짚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 역시 유색인 여성이었다.
즉, 후보 등록 단계부터 기존에 소수자여서 지원하지도 않았던 여성과 유색인종들이 입후보하면서 유의미한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여자 혹은 아시아인, 흑인, 장애인 이런 사람들 어느 하나가 유독 특출해도 그 하나만 나설때는 다른 후보자들중 예외로 인식되어 섣불리 표를 주기 어렵다. 이런 소수자들, 다양한 후보들이 후보 경쟁단계부터 무리를 이루면, 여러 사람중 하나를 뽑는 것이므로 거부감도 줄어들 수 있다.
소수자들일수록, 꼭 당선권이 아니더라도 예비후보들이 여러명, 지금 바로 나서야 할 이유이다. 연대하지 않아도 좋다. 각자 각자의 이유로 모두 일어나라
미셰 우 시장은 하버드 로스쿨 졸업후 변호사 겸 2012년 민주당 선거캠프에서 활동 → 2013년 시의원 (28세) → 2021년 시장 당선(36세). 본인 역시 20대후반에 시의원으로 출마, 당선되는 경험을 한다.
원하는게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한살이라도 젊을 때 일찍 출발하고 시도해 볼 일이다.
그렇게 시작해도 언제 될지 모르기 때문에... 인생은 유한하며
우리의 시간은 뒤로 갈수록 줄어든다.
우 시장은 하버드 로스쿨 재학 당시 워런 민주당 의원을 교수로 만났다. 진보적 성향의 민주당 의원이자 여성으로서 정치경험과 관록이 두터운 멘토를 만난 셈이다. 2012년 워런 의원이 매사추세츠의 연방 상원 의원에 도전할 당시 선거 캠프에서 유색인종과 성 소수자, 재향군인, 여성 등의 유권자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13년 민주당에서 보스톤 시의원으로 출마하게 된다. 보스톤 시장 선거 과정에서도 민주당 거물인 워런 의원은 우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한 뒤 "미셸은 가족과 같다"고 말했다
참고자료
- 동아일보, 2021.11.3, "美 보스턴 역사상 첫 여성 시장 탄생 ... 대만계 미국인 미셸 우", https://www.donga.com/news/amp/all/20211103/110060304/1.
- 한국경제, 2021.10.29, "'백인남성 독점' 보스턴 시장 유력한 대만 이민자 딸",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mp/202110291899Y.
- 네이버포스트 차이나, 2021.11.9, 200년 만에 美 보스턴 첫 여성 시장 당선된 미셸 우, 누구?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 The New Yorker, 2024.3.20, “Boston’s Mayor Makes Friends—and Enemies—with Her Focus on Housing” by E. Tammy Kim,
Boston’s Mayor Makes Friends—and Enemies—with Her Focus on Housing | The New Yor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