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MZ세대 정치인의 대표주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약자로 A.O.C.라 불리는 알렉산드리아는 1989년 미국 뉴욕 브롱크스에서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 태어났다. 아버지는 건축 건설을 하고, 어머니는 가사도우미로 이집저집 다녀야했다. 이민자 가정,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며 사회경제 문제, 이민과 사회통합문제, 미국사회의 다양한 이슈들을 몸소 체험하며 자랐다고 한다. 공립학교를 다니고, 보스톤 대학(Boston University)을 졸업했으나, 자라난 동네에서 생계를 위해 바텐더와 웨이트리스를 온종일 해야했다.
그러다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캠프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선거와 정치활동을 처음 경험한다. 당시 샌더스는 당적을 떠나 진보적 가치의 상징과 같아 미국 사회에서 청년층, 여성층, 진보진영의 정치참여를 독려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후 2018년 뉴욕 저변에서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유도하려는 시민단체의 후보공천에 도전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역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당선되고 오늘날까지 한사람이지만, 한사람ㅇ 이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 "세상을 바꾼 여성들"을 보면 A.O.C.의 선거 도전기가 상세히 기록되어있다. 그 당시 이미 미국 사회에서는 평범한 시민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고 대표자로 내세우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었다. 넷플릭스 다큐는 이런 움직임 속에서 몇몇 여성 정치신인들이 도전하던 시점에서부터 결과까지 기록하고 도전과 성패의 경험을 공유한다. A.O.C.는 극적으로 당선되었지만, 여러번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여성도 등장한다.
제대로 된 한사람을 당선시키려면 우리 같은 사람 100명이 도전해야한다.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netflix.com)
알렉산드리아 코르테스가 의원 선거에 도전한 것은 2017년경이었다. 당시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던 비정당 풀뿌리 민주주의 시민단체는 정치신인들의 정치참여를 독려하고 새로운 선거운동을 확산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있었다. 이 단체와 연계가 있던 남동생의 소개로 처음 후보 추천을 받아 처음 뉴욕 14선거구에서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하게 된다.
이 시민단체에서는 정당 소속과 무관하게 일반 시민이 기존 정당의 공천을 받지않고도 도전할 수 있도록 후보발굴, 전략수립, 일정 관리, 선거 유세 지원, 전국적 연대를 총괄 조직하고 이끌어갔다. 이 시민단체에서는 먼저 괞찮은 시민후보를 섭외, 추천, 인터뷰로 선발하고 그 다음에 출마할 정당을 선택하도록 한다. 즉 어느 정당으로 출마할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직업군, 사회적 약자 즉 여성, 유색인종, 빈곤층, 지방출신 같은 사람들이 의회에 진출할 수 있게 하는것이 목적이다. 먼저 개인적으로 이런 대표성을 가진 사람들을 후보로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선거운동, 캠페인, 연설하기, 자금모집 등 실무경험을 공유하고 지원해주게 된다.
본격적인 정당 예비후보 경선에 나서기 전 시민단체의 시민추천 후보로 선발되기까지 약 1년여 시간이 걸렸다. 친척, 친구, 지인,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약 1년간의 예비선거 준비활동을 시작하기로 하고 토론회, 선거까지 전 과정을 소화한다. 처음엔 집집마다 문 두드리며 이름 알리고 소개하기에서 출발하여 전국적 연대, 서로 응원하기, 작은 팜플렛 광고사진 찍고 홍보물 만들기, 토론회 나가서 자신감있게 발표하기까지.. 간 준비 및 유세 과정을 거치면서 코르테스는 선거운동과 정치가치에 대해 배우고 성장하게 된다.
드뎌 1단계인 시민단체의 후보가 되고 이제 본인의 성향에 맞게 정당을 찾고 공식적인 정당 선거 과정에 진입하게 된다. 코르테스도 이 단체의 도움을 받아 일단 선발된 다음, 지역 14구 민주당의 후보 예비선거에 도전하기로 한다. 당시 민주당은 이미 다선인 정치거물이자 전형적인 백인 민주당 지역유지인 조 크롤리가 연임하고 있었다. 여태 도전자가 없어서 예비선거도 없던 지역이었다. 크롤리에 대한 도전, 그것도 정치경험이 전혀 없던, 젊은 여자가, 정치자금도 없고 유력한 후원자도 없이 도전하기로 한다. 처음부터 이길 확률을 치밀하게 계산하고 나선 것이 아니었다.
2018년 봄부터 6월까지 민주당의 예비후보간 경선이 진행되고 6월에 최종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게 되었다. 무모한 도전, 아니 치기 어린 젊은 여성의 도발에 가까운 도전을 보면서 매일 한두명씩 응원하는 주민들이 늘어난다. 코르테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한집한집 돌면서 자기를 소개하고 지지를 부탁하는 전략을 택했고, 10명 정도만 모이더라도 가서 짧은 정견발표를 하였다. 어디든 가서 주민들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메모하고 당선되면 당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거물정치인 크롤리는 소수의 후원자와 기부자를 중심으로 만났고, 캠페인도 전통적인 대형유세장에서의 캠페인을 펼쳤다. 겉으로 보기엔 크롤리의 유세장이 규모도 크고 모인 사람들도 많았다.
코르테스의 캠프에는 순전하게 이 신인의 당선을 원하고 열망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모이고 있었다. 지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기로 하고 결국은 이긴다. 민주당 예비후보가 된 뒤 11월에 열린 본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를 이겨 29세에 최초로 최연소 하원의원에 당선된다.
제가 나오려고 나온건 아니고 추천을 받아 일단 해보게 되니 스스로 선거운동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됬어요. 저는 뉴욕 허름한 바에서 하루종일 일했기 때문에 18시간 서있을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며 이상한 손님에게 어떻게 응대해야 하는지도 잘 압니다. 뉴욕 14구는 이민자, 유색인종, 빈곤층이 많은데 의회는 백인, 백만장자, 대기업 후원을 받는 사람들로 꽉차 있어요. 따라서 나같은 사람이 대표되어져야 합니다."
- A.O.C.
알렉산드리아 코르테스가 29살에 하원의원에 당선되었을 때, 그의 등장은 짧은 신기루처럼 곧 사그라들 현상으로 여겨졌다. 얼마나 많은 정치신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혜성처럼 등장하고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곧 사라졌다. 대개 아이돌처럼 등장한 다음엔 자기만의 목소릴를 내지못해 재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기득권에 순종해야하는지 혹은 더 자기 주장을 하여야 하는것인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대개는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한다. 일부가 성공적으로 정치권에 남아있어도 신인의 티를 털어내고자 서둘러 기존 정치인들의 세계에 동화되곤 한다.
사실 알렉산드리아에 대해서도 크게 다른 기대를 품을 이유는 별로 없어보였다. 그를 배출한 시민단체에서 보기에 그녀는 여러 훌륭한 정치신인 중에 하나였다. 의원이 되고 정치무대에 간 다음에는 어떻게 간섭을 할 수도 조종을 할 수도 없었다.
순전히 "의원님 하기 나름"이었다.
그녀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바로 의원이 되고나서부터였다. 그녀는 의회에서 신인이고 경험도 적고 젊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짧은 경험을 생생하게 전달했고, 가난한 이민자 출신, 여성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였다. 기득권에 동화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을 발굴해준 시민사회와 주변 이웃들의 외침을 의회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여자가, 어린 친구가,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비난과 조롱이 이어졌다. 그럴수록 그녀는 더욱 크게, 더 앙칼지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민문제, 기후변화문제, 지역사회의 치안 문제, 여성 문제 등 다 알지도 못하지만, 적어도 자신의 경험을 숨기지 않고 경험에 우러나온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시작했다. 짧은 SNS 메시지부서 몇분짜리 의회 연설까지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녀의 목소리는 정치에 관심 없었던 젊은 세대, 시민들, 노동자들, 여성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다.
특히 과거 자신에 대해 성희롱 발언을 한 공화당원과의 논쟁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바텐더로 일한게 무슨 잘못이냐고 항변한다. 당시 어떤 측면에서는 피해자라 할 수 있는 AOC의 6분짜리 의회연설이 AOC를 전국적 스타로 만들어줬다.
무명의 여성 바텐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는
어느새 정치인 A.O.C.라는 애칭을 얻는다.
미국에서 정치인 존 F 케네디는 원래 정치명문가인 케네디 가문 출신으로서 J.F.K.라는 애칭을 받았다. 정치인으로서 애칭이나 별명 같은 별칭을 갖게되는 것은 영광이자 드문 일이다. 어느새 무명의 여성 바텐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는 정치인 A.O.C.라는 애칭으로 불리워진다. AOC의 연설 형태와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상세히 쓰려고 한다.
A.O.C.는 더이상 알렉산드리아라는 여성 한명을 대표한 명칭이 아니다.
미국사회의 진보적 가치, 공정함, 여성의 존엄, 노동자의 가치, 생활정치 등 진보적 정치가치 모두를 대표한다.
<자료>
- 한국일보, 2020.11.1, '젊은, 여성, 진보' 정치인 AOC 향한 이유 없는 비난 | 한국일보 (hankookilbo.com)
- BBC, 2020.7.24, '나도 누군가의 딸'... 동료 의원에게 성차별 폭언 들은 오카시오 의원 공개 성토 - BBC News 코리아.
- https://stylemagazine.com/news/2023/jul/05/alexandria-ocasio-cortez-says-justices-are-destroy/https://www.theguardian.com/us-news/2021/jun/27/aoc-marjorie-taylor-gre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