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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09. 2021

농촌마을에서 사라진 것들(1)

               품앗이

 농촌지역의 모든 마을은 머지않아 사라질 소멸위기에 처해있다. 우리가 값싼 수입산 농산물에 의지한 만큼 우리 밥상에서 우리 농산물이 사라졌다. 또 우리 농산물이 사라진 만큼 농촌 마을이 사라져 가고 있다.


농촌에서 마을은 늪에 빠져가듯 점점 사라져 가고 도시라는 편리함으로 포장된 우리들오만과 편견은 이것을 애써 외면해 버린다.


 '마을에서 가장 먼저 사라진 것은 품앗이였다.'


기계가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서로 돕고 살 필요성을 상실했다.  마을은 사람들의 관계로 이루어지는데 사람 사이의 관계가 필요성이 없어졌다.


 품앗이가 사라지면서 마을에서 사람들 사이의 다툼이 잦아졌다. 다툼 뒤에도 노동을 공유하지 않기에 굳이 화해할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끝까지 해결되지 못할 골 깊은 갈등이 늘어갔다.


품앗이가 사라진 만큼 농기계의 크기와 숫자가 늘어났다. 마을 사람들은 노동의 공유 대신 경쟁을 선택했다. 품앗이가 사라지고 기계 다음 마을로 들어온 것은 외국인 노동이었다.

 외국인 노동은 마을과 상관없이 상품처럼 어디서나 구매되어 거래되었다. 품앗이 대신 기계와 외국인 노동을 상품으로 거래하게 되었다.


 품앗이가 사라지고 마을 공동의 행사나 축제가 사라졌다. 마을단위의 노래자랑이나 결혼식 초상 등의 경조사가 사라졌다. 노동을 공유하지 않기에 함께 놀지 않게 되었다. 함께 놀지 않으므로 공동체는 더욱 급격하게 무너져 갔다. 함께 놀지 않으므로 인해 마을의 문화가 사라졌다. 이제 농촌에서 고유의 마을문화가 남아있는 마을은 거의 없다.


 과거 농경사회  마을의 가장 큰 자산은 노동을 사회적으로 공유해온 '품앗이'였다.


 마을을 다시 살리려면 품앗이를 살려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를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품앗이를 되찾을 수 있을까? 되돌릴 수 있다면 과거로 시간을 돌려 다시 기회를 만들 수는 없는지?


 우적동에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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