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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10. 2021

농촌마을에서 사라진 것들(2)

아이, 학생, 청년, 교육, 학교, 마을회관

 요즘 한창  인기 많은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의 공진 마을은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을까?


 농촌 마을에 청년들이 어우러져 사랑을 꽃피우고 청년들은 도시의  편리한 생활보다 시골 생활의 장점에 만족한다. 아이들을 포함해 남녀노소 온 마을 사람들이 한가족처럼 관계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아마도 드라마는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염원과 바람을 담은 것 같다. 각박한 도시생활을 벗어나 사람들이 마을을 통해 한데 어울러 살아가는 소망이라 본다.


현실에서 농촌마을은

 품앗이가 사라지고 마을에서 아기 울음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43개 마을로 구성된 몽탄면에 올해 생아가 없다. 면내 초등학교 학생수는 30명 내외이며 이것도 도시지역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한 결과다.


 농촌마을에는 아이가 없다.

 마을에는 학생이 사라졌다.

 마을에는  청년이 없다.

 마을에는 청춘의 사랑이 없다.

 마을에는 교육이 없다.

 마을에는 배려가 없다.


  농촌사회에서 학부모는 사회적 약자 그룹에서도 가장 영향력이 없는 그룹에 해당된다. 노인들은 더 이상 교육문제를 고민하려 하지 않을뿐더러 사회적 책임마저도 방관한다.


 마을과 면 소재지의 모든 복지 시설들은 노인시설로 바뀌거나 채워지고 있다.

 마을의 상징이자 중심인 마을회관은 경로당으로 바뀌었다.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고 마을의 행사나 사업을  집행하는 공간으로서 마을회관이 사라지고 대신 노인들의 경로당으로 바뀌었다.

 면 복지시설들을 보면  노인목욕탕 노인체육공원 노인회관 등 모든 시설들이 노인들 공간이다. 노인들은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상대적으로 본다면 농촌은 노인천국 아이지옥이다.


 초 중학교를 제외한 모든 공간이 노인의 공간으로 변모되고 아이와 학생  학부모들을 위한 사회적 공간은 찾을 수 없다. 노인을 제외한 나머지 세대를 위한 공간이 완벽하게 사라졌다.


머지않아 마을에서 지금 주류 노인들마저 사라지게 된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것은 현실이며 확정된 미래다.

마을이 사라지면서 남은 사람들은 공간적 지리적 조건의 마을생활을 거부하고 각자도생을 선택해 가고 있다. 이제 마을이나 이웃과 같은 말은 현실에서 사라져 가는 말 중 하나다. 갈수록 사람들은  마을에 대한 소속감이 없으며 이웃과 관계하기를 거부한다. 마을에는 더 이상 사람들이 공유할 것이 존재하지 않기 문이다.


마을 살리기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드라마와 같은 가상세계를 통해 사람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마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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