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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10. 2021

가을 아침 식영정

영산강 코스모스 식영정 가을 아침

식영정에 가을이 물들었다.

식영정 앞 영산강 수변 공원에 코스모스 꽃이 한창이다. 수수하고 다양한 색은 가을 여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물안개 피어오르고 어부들은 작은 배에 의지해 고기를 잡니다.


 식영정에 올라 서니 영산강이 더없이 아름답다. 식영정을  휘어 감고 느러지를 돌아 강은 함평 나주로 이어진다.


 옛날 강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을 때  식영정 앞에 상괭이 떼 뛰놀았다고 한다.

 상괭이 떼 뛰어오르던 풍경을 상상하는 것도 좋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교차 수역 풍부했던 어족자원과 함께 이 강에 의지하고 살았을 수많은 어부들이 만들었을 풍경도 그려 본다.


 그림 같은 절경을 품은 식영정은 전란이 없을 평시에는 양반 귀족들의 풍류터였고 전란 시에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왕건과 견훤의 최후에 일전을 벌일 때도 이곳을 거쳐갔을 것이다. 아마도 당시 왕건에게 휘어감은 영산강은 두려움과 경외감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왕건은 그 두려움과 경외감의 표현으로 이곳을 꿈에 여울었다 하여 꿈몽 여울탄 몽탄이라 이름 지었다.

 

명랑해전 앞두고 백의종군에서 돌아온 이순신 장군도 이곳을 거쳐 나주를 둘러보셨다. 오랜 긴 전쟁으로 참혹했던 민초들의 삶을 마주하셨을 것이다. 그러면서 왜적과의 최후의 일전을 준비하셨다.

 의로운 이들은 이곳 식영정 앞 군선 창에서 전쟁을 맞을 군선제작에 결의를 모았고 비겁한 이들은 이강을 타고 전란을 피해 도주했을 것이다.


 강은 쉼 없이 흐르고 강을 타고 인간은 역사를 이루어 간다.

 가을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가 더없이 편안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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