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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05. 2021

소 가출기


6월 1일 산으로 보냈던 소 일곱 마리 중 큰놈들 세 마리가 돌아오고 어린 네 마리는 밤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해 질 무렵 오후 늦게 산 정상까지 올라 소의 흔적을 확인하고 돌아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냈다.


 6월 2일 오전 송아지 네 마리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주변 산을 나름 열심히 수색했지만 소를 찾는데 실패하였다. 다행히 고개를 넘지 않은 것만 확인하였다.

 오후가 되어도 소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점점 초조해지고 불안해졌다. 소를 사 온 중개상에게 이런 경우가 있는지 물었다.

 가끔 집을 나가 멀리 가는 경우가 있으니 우선 인근 마을 이장들에게 가출 안내방송을 부탁하라고 하였다.

 다섯 시가 넘어 부랴부랴 몽탄면 사무소에 전화해 이장단에 단체문자발송을 부탁하고, 청계 복현 형님께 부탁해 이장단 문자발송을 부탁하고, 일로 박삼석 부읍장에게 연락해 문자발송을 부탁했다.


 문자를 받은 이장들 몇 분이 걱정의 전화를 주셨다. 큰 형님과 마을 전 이장님께서 걱정 차 찾아와 주셨다.


 3일 아침 비가 촉촉이 새벽부터 시작되었다. 축사에 갔지만 여전히 소들은 들어오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인근 마을을 돌아보려고 계획하던 차 장인 어르신이 소들이 방목장에 들어왔다고 하신다.


 부랴부랴 방목장에 달려가니 송아지 네 마리가 먼일 있었냐는 둥 열심히 풀을 뜯고 있었다. 장모님 장인 어르신 합동 연합작전으로 축사로 가두었다.


 3일 동안 산에서 맛난 풀을 많이 먹었는지 건강해 보인다. 긴장감도 해소되고 소들에 품었던 원망도 사그라들었다.


 올해는 마흔아홉 단련의 해인가보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를 잘 견디면 좋은 복이 들어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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