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영호 Oct 05. 2021

출생

정영호 태어나다.


1973년 7월 17일 오후 세시에 어머니는 여섯째인 나를 낳으셨다. 음력으로는 유월 열 야드레 날이다.


 초복에 가장 덥고 습할 때이며 시간 또한 가장 더운 시간이다. 아마도 뜨겁게 살아가라는 신의 계시가 아닌가 싶다.


어머니는 나를 낳기 전 부인병으로 병환이 심해 거의 죽음에 이르셨다고 한다. 병을 회복하시고 그래서 다시는 아이가 생길 수 없다고 여기셨는데 내가 생겼다고 하셨다.

 그래서인지 나는 몹시도 허약했고 다섯 살까지 걷지 못했다고 한다. 부모님이 장애아로 포기하고 사시던 다섯 살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나 걸었다고 하셨다. 어머니 말씀에 의하면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에도 어찌나 발육이 더디던지 고등학교 1학년까지 3번을 벗어난 적이 없다. 고2까지 일 년간 무려 18센티미터가 자라 지금의 체구가 되었다.


 자녀가 발육이 더딘 부모들을 만나면 내 출생 이야기를 해준다.

 살려하는 의지만 있으면 언젠가는 발육이 더딘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특히나 아이들에게 조바심을 내지 않아야 아이들도 부모도 행복하다.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다.  


 믿고 기다려주며 아이의 삶에 대한 욕망을 자극해 주는 것이 교육에 관한 나의 소신이다.  

 나의 욕망을 대리로 채우는 것이 아닌 아이의 욕망을 자꾸 자극해 의지를 키워 주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소 가출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