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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05. 2021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 농사

감자밭 풀을 메다 불현듯 드는 생각이다. 나의 농업은 시간을 재촉하지 않는 농사다.


 왜 그런고 하니 화학비료나 공장형 축분을 쓰지 않아 농작물도 풀도 크는 속도가 매우 더디고 자연스럽다.


 풀이 별 경쟁력이 없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나보고 그런다.


 '멋한디 호미로 메요? 근사미 해불믄 개안한디?'


 농민들이 제초제와 화학비료에 길들여 지면서 제초제로 풀을 다 죽여야 깨끗한 것으로 인식한다.


 마치도 잡초는 엄청 더러운 것인 양? 여긴다. 그리고 빨리 못 죽이면 무슨 일이 날것처럼 여긴다.


 화학비료와 공장형 축분을 쓰게 되면 작물이 자라는 속도보다 풀이 빨리 자라게 된다. 그러면 응당 제초제로 해결하게 된다.


 당연히 여유를 앗아가고 시간을 재촉하게 된다.


 나는 내가 기르는 돼지들의 축분을 사용해 농사를 짓는데 아주 자연스럽고 수확량도 관행재배 못지않다.

 또한 시간을 재촉할 필요를 못 느낀다.


나의 역할보다는 간섭을 줄이고 땅과 하늘에 맡긴다. 병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농약을 쓸 일도 쓴 적도 없다.

 비료를 추가하여 줄 이유가 없다.

 그저 농부는 작물에게 매일 대화하며 기다리면 된다.


 농업을 인간 의지의 산물로 여기면서 비정상적이며 부자연스러운 농산물이 배설되고 있다.


 빨리 간다하여 질좋은 몸에 좋은 농산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재촉하지 않으면 여유와 멋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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