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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결한 수선화를 기다리며

우적동 봄을 그리다(4)

by 정영호

정원에서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것은 수선화다.

2월의 추위를 견뎌내면서 쑤욱하고 파릇파릇한 새순을 힘차게 밀어 올린다. 새순을 밀어 올리는 수선화를 보고 있노라면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혹독한 추위는 결국 수선화에 굴복되고 만다는 것을 알리는 듯하다.


이맘때 정원 여기저기 새순을 빼꼼하게 내민 수선화를 찾고 수선화의 의지를 응원하는 것은 특별한 설레임을 일으킨다. 마치도 수선화의 굳센 의지를 꼭 내가 찾아내어 인정해주어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을 갖게 된다.


호미를 들고 여기저기 의지를 밀어 올린 수선화를 찾아 반갑게 인사하는 것은 정원지기의 소소한 행복이 된다.

이제부터 기온이 오르는 만큼 그들의 의지와 비례해 새순을 밀어 올리게 된다. 지난 추운 겨울을 견뎌낸 위로를 주는듯한 수선화는 봄을 알리는 설레임을 주는 멋진 친구다.


수선화의 꽃말을 찾아보니 자기애 자존심 고결함이다. 사나운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고결한 수선화!

머지않아 새순 속에 감춰둔 꽃봉우리를 선보일 것이고 그 샛노란 꽃봉우리를 간절히 기다리는 중이다.


꽃은 절정이 아닌 시작이다.

청춘이 인생의 시작이며 꽃이듯!

이 땅의 청춘들의 고결함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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