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바램이 있다면
그것은 앞서간 큰 놈이 집으로 다시 돌아와
넷이서 행복한 시간을 한 번이라도
다시 갖는 것이다.
그러나 죽은 자식을 살려낼 수 없으니
그것은 이룰 수 없는 바램이다.
지난밤 꿈은 너무도 생생했다.
큰 놈이 집으로 돌아와 넷이서 치킨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꿈속에서 나는 큰 놈에게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하였다. 우리 가족 모두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꿈이 현실처럼 느껴졌다.
큰 놈의 볼을 만지면서 꿈속에서라도 우리는 헤어지지 말자하였고 순간 큰 놈의 모습이 점차 어릴 적 모습으로 변해가면서 꿈에서 깨었다.
새벽 세시반 잠에서 깨어 이런저런 번뇌에 사로잡혀 두 시간가량 잠에 들지 못하다 여섯 시가 다되어 잠깐 잠에 들었는데 그 꿈을 꾸었다.
이것은 내 망상이 그려낸 환상일까? 아니면 영혼의 조우였을까?
나는 요즘 삶이 힘에 부치지만 큰 놈이 우리 곁에 와있다 확신하고 있다. 환상이건 조우이건 우리는 꿈에서라도 바램을 이루고 있다.
사별의 고통은 거대한 그리움으로 커져간다.
돌이킬 수 없건만 그리움은 떨칠 수도 극복할 수도 없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 그리움과 함께 늘 동거하게 설계된 운명임을 깨닫고 있다.
그것은 살을 여미는 고통이며 아픔이다.
삶은 고독한 고통이다.
행복은 스쳐가는 바람과 같으며 고통은 늘 삶을 지배한다.
운명도 바램도 내 생에 안고 갈 고통의 일부다.
붙들 수 없는 행복을 좇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겠는가?
깨달음은 행복이란 게 문명을 쫓아온 이성이 만들어낸 환상임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