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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17. 2021

전어구이

전어숯불구이 아궁이 추억

 10월 중순까지 한낮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더니 갑작스레 찬바람이 매섭게 분다. 기온도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기다리던 가을은 사라졌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어릴 적 어머니와 함께 살던 시절이 떠오른다.  

가을이 깊어가고 전어의 고소한 맛도 더해 간다. 지금은 전어로 회나 초무침도 많이 먹지만 어릴 적에는 숯불구이였다. 당시에는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온돌 구들에 아궁이가 있는 부엌이었다. 어머니는 늘 아궁이에 불을 피워 가마솥에 밥을 지으시고 남은 숯불에 전어를 구워 주셨다.

 등에 칼집을 몇 번 넣으시고 굵은소금을 뿌려 적사에 올려 숯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셨다. 적사에서 전어의 기름이 빠져나와서 숯불에 떨어지고 연기와 함께 집안으로 전어의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고소한 전어 향으로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고 참지 못해 몇 번을 부엌을 왔다 갔다 하다 보면 밥상 위에 전어구이가 놓였다.

 형제가 많은 탓에 한 마리씩만 주어졌다.

 살부터 먹어가다 결국에는 뼈는 물론이며 내장과 머리까지 하나도 남질 않는다.


 


 요즘에도 여전히 무안 장날에는 싱싱한 전어가 많이 나온다.

살아있는 횟감에서 구이용 전어까지 여기저기 어물전 생선가게의 가을을 채운다.

 전어는 여전히 값싸고 맛 좋은 서민 음식이다. 만 원어치 사면 우리 식구들 한 끼 배불리 먹고 남는다. 횟감으로 사와 몇 마리는 비닐을 벗기고 내장을 갈라 잘게 썰어 회로 먹고 몇 마리는 내장채 칼집을 넣어 팬에 굽는다.

 어릴 적 어머니가 구워 주시던 전어 맛에 비할 수는 없지만 전어는 참 고맙고 맛난 생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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