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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17. 2021

오징어게임 후기

구속과 폭력 심심해서 그랬어

오징어게임을 정주행 했다. 궁금했다. 인기의 비결이.

사회에서 구속과  폭력 그리고 통제에 대이야기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현실성과 비현실성오갔다.


구속이 폭력을 낳는다는 명제는 우리가 늘 일상에서 마주하고 있다.

 요즘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오르는 군대 폭력 문제는 구속이 어떻게 폭력을 만드는지 잘 드러내고 통제의 힘을 갖는 권력이 무엇을 지향해 왔는지 잘 확인할 수 있다.


 인간 사회에서 공간적 구속을 만들면 폭력이 만들어지는데 폭력은 늘 권력의 의지와 일치한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속에서 못 가진 자들의 욕망과 가진 자들의 욕망이 드러나는데 못 가진 자들의 욕망의 표현 방식에는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폭력을 만들어낸 가진 자의 동기 즉'심심해서 그랬어'에 절대 공감한다. 가진 자들은 욕망의 공허함을 폭력을 통해 메우려 한다.


 현실 세계에서 그들의 폭력을 통한 지배방식이 끊임없이 통제되자 비현실의 세계에서 그들은 욕망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한 최극단의 폭력적 방식을 만들어 낸다.  못 가진 자들은 못 가진 자들의 비참함에 공감하기보다 가진 자들의 심심함을 동경한다. 드라마 제작진은 못 가진 자들을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고 가진자들의 심심함에 동의를 구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이러한 내용적 구성은 현실에서 학교나 군대 폭력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다.

 학교나 군대에서 힘을 가진 자들의 무료함은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다. 가진 자들은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갈수록 극단적 수단을 동원해 힘없는 자들을 폭력으로 지배해 나간다.


 중학생 시절 반 아이들에게 온갖 더러운 방법으로 괴롭힘과 폭력을 가하던 녀석을 늘 지켜보며 방관하던 담임이라는 교사가 떠오른다. 그는 늘 자신의 군대생활에서 폭력의 지배를 자랑삼아 얘기했다. 반의 통제 책임을 맡았던 교사라는 권력자의 비이성적 행동이 나중에서야 이해가 갔다.

그는 약자를 보호하는 임무보다 그가 생각하는 질서를 원했다.


 오징어 게임 속의 힘없는 자들이 가진 자들의 심심함을 달래기 위한 계획된 폭력 쇼에 자발적 동참하는 것은 솔직히 동의하기 어렵다. 이는 가진 자들의 욕망과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본다.


 사회에서 가진 자들의 폭력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오징어게임은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비정규직이 그것이며 대학의 서열화가 그것이며 입지제도가 그것이고 부동산 투기가 주식투기가 그것이다. 군대 내 폭력이나 학교폭력이 법과 제도를 통해 정당화된 것들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들의 심심함을 달래려 한다. 못 가진 자들은 가진 자들의 게임의 희생물로 살아가면서 부당한 게임을 바꾸기보다는 그가 게임 운영자가 되길 희망한다. 아니 희망하기보다 게임 운영자가 보다 현실적 실현 가능한 것으로 착각한다.


사회라는 공간에서 가진 자의 심심함은 못 가진 자들에게 지향점으로 포장된다. 불합리하고 부도덕하지만 가진 자의 심심함은 늘 정당화 되어왔고 그들의 범죄는 면죄부를 받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전달하는 현실이다.


 폭력이 일상인 사회에서 평등이네 인권이네 하는 가치는 여전히 현실이 되지 못한다. 여전히 인간은 이상적 가치보다 폭력의 부조리를 즐기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여전히 현실을 인정하기보다 이상을 지향한다.


여전히 궁금하다.

세계 사람들은 왜 오징어게임에 열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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