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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영호 Oct 29. 2021

전라도 가을 반찬

추어탕 민물새우무침 돌게무침

4일 9일은 무안 장날이다.

오늘 무안장에서 미꾸라지 1킬로 2만 원 주고 사고 민물새우 만원 주고 한 그릇과 여기에 전라도말로 독기라고 부르는 살아있는 돌게 3킬로를 39000원 주고 사 왔다.


 전라도 가을 반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미꾸라지와 민물새우, 돌게다.

 민물새우는 살아있는 것을  고추가루 마늘 깨소금으로 묻혀서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민물새우는 또한 가을 조선호박을 넣고 짤박하게 지지면 맛이 기가 막힌다. 가을 매운 풋고추를 송송 썰어서 곁들이면 매콤하니 입맛을 자극한다.


 미꾸라지는 삶아서 간 후 무시래기와 함께 추어탕을 얼큰하고 진하게 끓이니 맛이 끝내준다. 식당에서 파는 추어탕보다 세배는 진하다. 농번기로 지친 몸을 보신하는데 이만한 음식이 없다.

 어릴 적 어머니는 추어탕에 호박잎을 결들이셨다. 연한 호박잎을 데쳐서 대바구니에 치대서 된장기를 가미한 어머니식 추어탕은 생각만해도 에 침이 고인다.

 가끔 추어탕 잘한다는 식당을 찾아가지만 어릴 적 어머니가 끓여 주시던 추어탕 맛은 찾을 수 없다.


돌게는 손질해서 고춧가루 간장 마늘 양파 등을 넣고 생으로 무치니 밥맛이 절로 난다. 매운 베트남 고추 하늘초를 송송 썰어 넣으니 매운맛이  일품이다.

 돌게는 딱딱하지만 맛은 꽃게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여기 사람들은 돌게를 훨씬 좋아한다. 꽃게는 껍질은 무르지만 살이 단단하지 못해 씹는 식감이 없다. 특히 간장게장은 돌게로 담아야 쉽게 상하지 않고 제대로 된 게장 맛을 보게 된다.


 가을 전통시장에는 이것 외에도 입맛을 자극하는 것들이 많다.

 숭어 새끼인 모치가 한 바구니에 만원이다. 모치도 내장을 손질하고 뚝뚝 썰어서 깻잎에 붉은 고추 마늘에 된장으로 싸 먹으면 그 맛이 찰지다.

 올해는 갈치가 풍년이다. 그래서 한 바구니에 만원이다. 갈치에 호박이나 가을무를 넣고 짤박하게 지지면 참 맛나다.

미꾸라지 외에 민물고기 피라미도 많다. 피라미는 내장을 따내고 가을무와 쫄이면 담백하니 맛나다.


 가을은 가을이다.

땅에서 나는 오곡백과가 알곡이 여물고 물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은 살이 오른다. 가을에 제철 반찬을 찾아 나서는 전라도식 음식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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