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책임 부담 가능성에 대한 구조적 검토와 실무 대응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조합원은 출자가액을 한도로 책임을 부담한다고 실무에서는 당연하게 전제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합 규약에도 유한책임조합원은 출자가액 범위 내에서만 책임을 부담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여신전문금융업법 어디에도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조합원에 대하여 대외적 유한책임을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은 단순한 해석상의 문제가 아니라, 투자구조의 전제와 연결되는 구조적 공백에 가깝다.
자본시장법은 집합투자기구에 관한 일반법적 지위를 가지지만, 사모의 요건을 갖춘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은 각각 개별법에 따라 규율된다.
벤처투자조합의 경우,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은 유한책임조합원이 출자가액을 한도로 책임을 부담함을 명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동법 제50조 제3항). 나아가 상법상 합자조합 규정의 준용(동법 제65조)을 통해 그 법적 구조도 비교적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
반면 「여신전문금융업법」에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조합원의 대외적 유한책임을 직접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법 제44조 제3항은 손실의 분배비율을 규약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조합 내부의 손익분배에 관한 사항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민법상 조합 역시 손실분배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민법 제711조), 조합원의 대외적 책임은 원칙적으로 무한책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 규정만으로 유한책임을 도출하기는 어렵다.
결국 현행 체계에서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이 법률상 명시적으로 보장된 지위라기보다는, 규약에 의존한 실무적 전제로 기능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실무에서는 조합 규약에 유한책임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문제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규약은 외부에 공시되는 자료가 아니며,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당연히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조합 채무와 관련하여 제3자가 조합원에게 직접 책임을 추궁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법적 성격이 민법상 조합으로 평가된다면 조합원 전원이 무한책임을 부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분쟁이 현실화된 사례가 많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그 법적 구조가 충분히 정리되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는 단순한 해석상의 논쟁을 넘어 유한책임을 전제로 설계된 투자구조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이와 같은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상법상 합자조합의 형태로 명확히 구성하는 것이다(상법 제86조의2). 여신전문금융업법은 조합의 법적 형태를 특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조합원이 합자조합의 구조를 선택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규약을 상법상 합자조합의 조합계약 내용에 부합하도록 정비하고, 그 법적 성격을 명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합자조합 설립 후에는 상법 제86조의4에 따른 등기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합자조합 등기가 창설적 효력을 갖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학설상 다툼이 존재하고 상법 제86조의2는 합자조합은 약정함으로써 효력이 생긴다고 규정하고 있어 등기가 효력요건이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다(벤처투자조합의 경우 합자조합에 관한 상법상 조항 중 등기에 관한 조항은 준용하지 않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법원의 명시적인 판단이 없는 상황에서 등기를 통해 대외적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접근은 보다 신중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이 글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이 곧바로 부정된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유한책임을 전제로 설계된 투자구조에서 그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는 문제 제기다.
투자구조는 통상 계약서의 문구에서 출발하지만 그 기초가 되는 법적 성격이 불명확하다면 계약의 안전성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유한책임에 관한 논의는 결국 조합의 법적 실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실무가 관행에 기대어 안정을 전제하는 영역일수록 한 번쯤은 그 전제를 구조적으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