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성과보수 분배약정
왜 무효가 되었나

카카오벤처 임지훈 대표 소송으로 본 이사 보수와 주주총회 결의의 문제

by 김태경 변호사
성과보수 약정이 있어도 그대로 지급된다는 보장은 없다. 문제는 계약이 아니라 구조다.


벤처투자조합의 GP가 펀드운용업무를 수행한다. GP는 소속 인력을 운용하는 펀드의 대표펀드매니저(대펀)나 핵심운용인력(핵운)으로 배치하여 펀드를 관리한다. 대펀과 핵운은 열심히 펀드를 운용했고 펀드는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LP는 만족할 만한 수익을 얻었고, GP에게 약속한 성과보수를 지급했다. GP는 LP로부터 받은 성과보수를 사전 약정에 따라 펀드를 운용한 대펀 및 핵운과 분배한다. LP, GP, 그리고 대펀과 핵운 모두 행복한 결말이다.


GP는 자신의 명성 및 네트워킹 등을 통해 LP로부터 출자를 받을 수 있었고 대펀과 핵운이 펀드를 운용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점 등을, 대펀과 핵운은 자신들의 펀드운용 경험과 시장에서의 명성 등을 각자의 기여분 산정의 근거로 주장했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성과보수 분배 약정을 했을 것이다.


이러한 구조는 마치 GP, 대펀, 핵운이 각자 파트너쉽으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협업하여 그 성과를 분배하는 계약의 구조로 보인다. 이러한 계약 내용 자체는 합리적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얼마 전 카카오벤처스의 임지훈 대표는 대펀으로 펀드를 운용하고도 성과보수(약정금)를 받지 못하자 카카오벤처스를 상대로 600억 상당의 성과보수(약정금) 지급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으나, 1심 법원은 임지훈 대표의 청구를 기각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가합517621 판결). 법원은 왜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임지훈 대표의 성과보수(약정금) 청구 소송의 사실관계


위 사건의 사실관계를 간략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이하 사실관계는 설명을 위한 최소한으로 요약하였다. 자세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은 독자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8. 선고 2022가합517621 판결을 찾아보길 권한다).


카카오벤처스는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하여 GP로서 펀드를 운용한 회사이고,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의 대표이사이자 위 투자조합의 대펀으로서 펀드 운용 업무를 수행하였다. 카카오벤처스는 투자조합으로부터 지급받게 될 성과보수를 임지훈 대표 등과 분배하기로 하는 성과보수 계약(이하 ‘성과보수계약’)을 체결하였다. 성과보수계약에 의하면 대표이사가 성과보수를 받기 위해서는 4년 이상의 펀드운용(직무수행)과 성과보수 지급 당시 대표이사직에 있어야 했다.


이후 임지훈 대표가 카카오벤처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카카오벤처스의 모회사로 이직하게 되자, 카카오벤처스와 임지훈 대표는 4년의 직무수행기간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이와 무관하게 우선귀속분의 44%에 해당하는 성과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이후 위 벤처투자조합이 청산되고 GP인 카카오벤처스에 성과보수가 지급되자, 임지훈 대표는 위 변경계약에 따라 약 598억 원에 이르는 약정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법원은 변경계약에 대하여 카카오벤처스의 주주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변경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하여 임지훈 대표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법원은 왜 임지훈 대표의 청구를 기각하였을까?


법원이 임지훈 대표의 청구를 기각한 이유는 단순하다. 상법은 주식회사의 임원의 보수액을 정관에 정하지 않으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상법 제388조). 대법원은 이사의 보수 규정을 이사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는 폐해를 방지하여 회사와 주주 및 회사채권자의 보호를 위한 강행규정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사의 보수는 급여, 상여금 등 명칭을 불구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의 대가로 지급되는 대가 일체를 의미한다.

법원은 임지훈 대표가 변경계약에 따라 카카오벤처스가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수령한 성과보수 중 자신에게 분배될 약정금 청구를 카카오벤처스의 임원(이사)로서 직무수행의 대가인 보수지급 청구로 보았다. 그리고 카카오벤처스의 주주총회 결의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변경계약을 무효로 판단하고 임지훈 대표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다.


법원의 논리가 복잡하다거나 어려운 것은 아니다. 임지훈 대표는 카카오벤처스의 대표이사였고, 대펀으로서 벤처투자조합을 운용한 것은 카카오벤처스의 이사로서 직무를 수행한 것이다. 그리고 카카오벤처스는 벤처투자조합으로부터 성과보수를 받았고 그 중 임지훈 대표가 변경계약에 따라 지급받는 것은 이사의 직무집행의 대가에 해당하는 임원의 보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변경계약 체결 후 카카오벤처스의 주주총회결의를 하지 않은 것일까?


큰 금액의 임원 보수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주총회결의를 하지 않은 점은 매우 의아스럽다.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판례를 읽으면서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까 궁금했고 혼자 생각해보았다. 이하의 내용은 필자의 추측이다.


이 사건은 실무적으로 펀드 운용을 파트너쉽 구조로 이루어지다보니 법인격체인 GP의 내부 지배구조적인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과되기 쉬워 발생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펀드운용업무가 ‘GP-대펀 등 운용력-LP’간의 파트너쉽 구조로 설계되어 이루어지지만 대펀 등 운용인력에 받아야 할 성과보수는 LP가 대펀 등 운용인력에게 직접 지급하는 형태가 아니라 GP가 수령하고 대펀 등 운용인력은 GP와의 계약에 의해 GP로부터 성과보수 중 일부를 나눠갖는 구조라는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펀 등 운용인력은 GP와의 관계에 따라 자신들이 지급받는 금전의 성격이 달라진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보수 분배의 구조보다 펀드 운용의 구조 관점에서만 보수를 바라보았기에 이 사건에서 주주총회 결의가 누락된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정리


계약서를 잘 작성하더라도 그 계약서가 법률상 어떤 구조하에서 작동되는 것인지 파악하지 못할 경우 아무런 효력이 없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임지훈 대표가 자신이 받는 성과보수(약정금)는 이사의 보수에 해당한다는 구조만 명확히 파악했더라면 거액의 보수를 받았을 것인데, 그의 입장에서는 땅을 치고 후회할 일이다.


참고로 위 사건은 임지훈 대표가 항소하였고, 2심에서 법원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사건이 마무리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3나2058788). 어떤 내용의 화해권고인지 알 수 없지만, 양측이 받아들인 것으로 보아 임지훈 대표가 요구하는 금액의 일부를 지급하고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카카오벤처스가 변경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지훈 대표에게 성공보수(약정금)를 지급할 의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펀드가 예상보다 잘 되어 분배해야하는 성공보수(약정금) 액수가 너무나 큰 금액이 되었기에 분쟁화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파트너 사이의 분쟁은 돈을 못 벌 때가 아니라 돈을 잘 벌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현실이 참으로 아쉽다.


문의 : tkkim@deah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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