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잠 못 들고 있었군요> 18문 18답
여러가지 감정의 소용돌이나 상념 때문에 잠을 이룰 수 없을 때 저자님은 어떻게 하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밤에 잠을 안자고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샌 날들이 많아요. 가슴이 뜨거웠고 할 일이 많았고 감정의 동요도 많았어요. 나를 잠 못들게 하는 원인들을 보면 몇가지가 있더라구요.
외로움, 서러움, 막막함 이런 것들은 이 모든 상념들이 떠올라서 스스로 떠내려 갈 때까지 가만히 눈 감고 기다렸던 것 같아요. 방법이 없으니까. 어떨 땐 소리없이 눈물이 흘러내려요. 가만히 누워서 이런 감정들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면 저절로 눈물이 흐르는 거죠. 재미있는 건, 우리가 어릴 때는 기숙사생활도 하고 그랬는데, 한 방을 같이 사는 후배는 그 순간에 코를 골고 자더라구요. 참 재미있는 순간이죠. 누구는 코골고 자는데 나는 잠 못자고 눈물 흘리고 있으니까요. ㅎ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저는 가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을 때가 있어요. 아무리 잠을 자려고 해도 안될 때에는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잠 못들게 하는가.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어떤 아이디어가 나오려고 할 때 잠을 잘 수가 없더라구요. 그럴 때는 무조건 일어나서 메모를 해야 해요. 메모를 하지 않으면 잊어버릴까봐 잠을 못자는 거죠. 떠오른 아이디어 뒤에 있는 또 다른 차원의 어떤 의식이 잊어버릴까봐 저를 잠 못들게 방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거죠. 그 날 이후에는 떠오르는 아이디어 때문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서 메모를 하면 기록도 되었고 안심도 되니까 급 피로가 몰려오면서 꿀잠을 자게 되요.
후회나 두려움이 들어와서 잠을 못 잘 때도 있어요. 그러면 타일러 줘야 해요. 후회해도 소용없쟎아.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쟎아. 너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야, 그러니 돌아보지마. 지난 일은 지나가고 지금 없쟎아. 앞으로 잘하면 돼. 후회는 이런식으로 달래줘야 하고. 두려움이 들 때는 좋은 지 나쁜지 모르쟎아. 그러니까 그 때 가서 보자. 어짜피 잘 될 확률 잘 못될 확률은 50대 50이쟎아. 그러니까 그냥 걱정하지 말고 호기심을 갖자. 이런식으로 일어나는 생각과 일어난 생각 너머에 있는 또 다른 의식이 안심을 시켜줘는 거예요. 그러면 설득이 되는대로 잠에 들 수가 있죠.
화가 나거나 욕심 때문인 경우는 아무래도 구체적인 상황이나 이유가 있으니까 그 원인을 자세히 분석해서 그게 화가 날 일인지, 화를 낼 일인지, 욕심을 부릴 일인지,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인지 냉정하게 생각하면 정신이 차려지는 것 같아요. 정신을 차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결책이 떠오르니까 결론이 나면 잠을 잘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