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지기 유붕의 자원방래가 주는 묘한 기쁨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님도 벗이 오면 기쁘셨던 것처럼 벗이 오면, 특히 먼 곳에서 찾아오면 참 느낌이 다르다. 20년 전, 밴쿠버에서 만났던 오래된 친구가 찾아왔다. 그냥 잠시 스칠 수도 있는 인연이지만 태평양을 건너 20년의 세월을 이어온다. 누구의 노력일까 생각해보니, 그 친구의 공이 조금 더 큰 것 같았다. 나도 멀리 찾아가는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지만, 그 친구가 잊을만하면 연결을 해 왔기 때문이다.
진짜 오랜만에, 그것도 한국에서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가왔다. 세월은 그 친구의 외모를 변화시키지 않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만날때부터 늙어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하하거리며 웃어 넘겼다. 담박한 사람, 물과 같으면서도 예의바르고, 절대 립써비스 없는 사람. 빈말은 못하는 성격이라 한번씩 정곡을 찌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여과없이 비춰주는 사람. 나이가 들면 친구를 못사귄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어느 정도 정체성이 형성된 후에 알게된 친구는 곧바로 깊은 대화로 넘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늘 그 친구에게 고백했다.
“나는 내가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조금 튀긴하지만 그래도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고 있는 중이라고. 내가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하게 되면서 삶이 편해지고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고 있다고.”
그 친구도 말했다.
"삶 자체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으니 삶이 그저 그렇게 흘러가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삶에서 우리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고. 우리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맞춰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그렇다. 우리가 살 수 있는 삶을 살지만 삶은 가끔 파도를 보내, 우리를 우리가 가던 방향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휩쓸고 가버린다. 그렇다고 파도를 원망하거나 화를 낼 수는 없다. 또 다시 떠내려간 곳에서 열심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또 다시 얼굴보고 만나는 날이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늘 빌어줄꺼다. 참 착한 사람. 여여한 사람. 언제나 진심인 사람. 그런 유붕의 자원방래는 조금 다른 만족감과 가슴 따뜻함을 준다. 건강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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